인간의 타락(창세기 3장)①
이렇게 절정에 이르렀지만 이내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절정"은 사다리의 맨 꼭대기 칸에 오른다는 의미이고, "위기"는 승리와 재앙이 공존하는 곳에 이른다는 뜻입니다. 이 둘은 마치 절벽 꼭대기와 깊은 골짜기처럼 한걸음 차이로 나누어집니다. 절정은 기회를 의미했고 위기는 행위의 결과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은 사람에게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셨지만 사람이 잘못된 행위로 위기를 가져온 것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는 권세를 허락하셨고, 사람은 그 선택의 권세를 이용해 가장 높은 단계까지 이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꼭대기까지 올라가려면 하나님께 인도하신 선택의 언덕을 반드시 올라야 합니다.
선택의 권세는 사용할 때 비로소 실제 권세가 됩니다. 사용하지 않으면 잃어버리기 때문에, 권세가 주어지면 반드시 그 권세를 사용해야 합니다. 선택이라는 기회는 하나님이 사람에게 주시는 초고의 선물입니다. 하나님은 그 기회를 통해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충만해지길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사람에게 권세를 주시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선택의 권세를 줄 수는 있었지만 사람이 직접 그 권세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만 그 권세를 소유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문을 열어 주실 수는 있었지만, 그 문지방을 직접 넘어가는 것은 사람이었습니다. 이처럼 사람은 행동할 때 비로소 권세를 갖게 됩니다.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는 선택의 나무였습니다. 선택이란 하나님께 순종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였습니다. 단순하게 말해서 순종이란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입니다. 완전한 선은 순종, 즉 친밀한 관계를 말하며, 하나님께 순종하는 마음은 선한 마음입니다. 반대로 모든 악한 마음은 불순종에 해당하는데, 불순종은 모든 악의 핵심입니다. 언 쪽을 선택하든 사람은 하나님처럼 선택의 권세를 행사해야 했습니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사람은 선과 악에 눈을 떴을 것입니다. 즉, 순종을 택하면 선을 알게 되고 불순종을 택하면 악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선택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사람은 아직 선과 악을 몰랐습니다. 지식은 오직 경험에서 비롯되는데, 불순종을 택하면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악을 알게 되고 또한 그동안 버려졌던 선도 알게 될 것입니다.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자 곧 유혹이 따라왔습니다. 기회는 하나님이, 그리고 유혹은 마귀가 주는 것이었습니다. 마귀는 늘 하나님의 발뒤꿈치에 있었고 모든 사람 앞에는 위아래로 경사진 두 개의 길이 있습니다. 각각의 길에는 들어가는 문이 있는데 위로 경사진 길에는 하나님의 문이 있고 아래로 경사진 길에는 마귀의 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문 사이에는 문설주가 하나만 세워져 있었고 문 옆에는 망토로 몸을 가린 마귀가 있었습니다. 진리를 두려워하는 마귀는 살금살금 모퉁이를 돌아 몸을 피합니다. 마귀는 처음 등장할 때부터 곧 쫓겨날 운명이었습니다. 마귀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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