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고든/가정

하나님의 눈으로..

예림의집 2021. 5. 19. 21:02

하나님의 눈으로..

 

걸어왔던 길로 돌아가려고 막 돌아서자 더욱 아름다운 광경이 우리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우리가 서 있던 곳 바로 아래에 오두막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 있었고 그 마을 위로 찬란한 햇빛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 아래 밝게 빛나는 이 찬연한 광경 역시 실상은 처참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전날 그 오두막집 촌을 방문했었는데, 마당에는 잡동사니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부서진 울타리는 원래 모습과는 다르게 대충 고쳐져 있었습니다.

그곳에 살고 있는 흑인들은 옷차림이 추레했고 말투는 어눌했으며 마음도 옹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좋은 감정이나 매력이 생길 수 없는 절망적인 충경이었기에 그곳에서는 하나님의 자비로운 손길을 눈곱만큼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보고 알게 된 오두막촌의 내막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 햇살이 비추고 있는 오두막촌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광채가 그곳을 아름답게 장식하게 있었습니다.

오두막집에 내려앉은 따사로운 햇볕은 마치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을 부드럽게 어루만지시는 하나님의 자비로운 손길처럼 느껴졌습니다. 하나님께는 추레한 겉모습이나 어눌한 말투, 옹졸한 마음 따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오직 당신의 손길로 변화될 사람 그 자체만을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언덕을 내려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도시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도시의 일상에도 온화한 햇빛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빛은 사람의 영혼을 새롭게 하고 살아 숨 쉬게 하며 강건하게 만들어 주시었습니다. 주님의 영광이 우리 가운데 충만히 드리워져 도시의 모습과 전과 다를 바 없었지만 그 겉모습 자체는 이미 부차적인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 마음속으로 돌아온 영광의 빛으로 말미암아 볼품없던 외모도 아름답게 변화되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서 계셨습니다. 주님은 삶을 이상화시키려 하셨지만 우리는 세상 일에만 매여 있었습니다.

 

'S.D. 고든 > 가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움의 비밀  (0) 2021.09.02
장미꽃 위에 비가 내린다  (0) 2021.08.12
하나님의 소리굽쇠  (0) 2021.07.10
눈을 열어 보다  (0) 2021.06.22
이상화(理想化)  (0) 2021.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