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고든/영생

가장 오래된 질문

예림의집 2021. 5. 3. 21:09

가장 오래된 질문

 

좁은 관 안에 있던 그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요? 이제 그는 없습니다. 아니, 정말 그럴까요? 그는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요? 죽은 이의 존재에 관한 질문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습니다. 모든 세대가 슬픈 눈으로 무덤을 바라보며 던져 온 질문입니다. 인류 최초의 어머니 하와는 죽은 아이들의 시신을 바라보며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습니다. 그녀에게는 삼중의 고통으로 다가왔습니다. 우선 아들이 죽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비통합니다. 그런데 그 죽음은 폭력에 의한 희생이었습니다. 더 안타까운 점은 폭력의 당사자가 바로 아들의 형이라는 사실입니다.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슬픔이 처음으로 잉태된 곳은 어머니의 상심한 마음입니다. 아니, 그곳이 처음은 아닙니다. 슬픔이 가장 먼저 잉태한 곳은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그 이전에 이미 세상은 하나님으로부터 등을 돌려 제멋대로 살았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마음이 바로 애통하는 어머니의 마음, 부모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애통하는 마음이 인간의 마음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인간의 마음과 같습니다. 하나님의 인격으로부터 우리의 인격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분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습니다. 인류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이후로 죽음에 대한 질문과 그로 인한 슬픔은 결코 멈추지 않았습니다. 시대와 환경에 상관없이 슬픔의 흐느낌은 끝없는 진혼곡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질문은 가장 성스러운 시간과 장소까지 침범해 들어갔습니다.

고대 그리스인은 세계 최강의 장인이었습니다. 역사상 그 누구도 그리스인의 미적 감각을 따라올 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정교한 조각 작품과 웅장한 건축물, 세련된 교양은 전 세계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죽은 자는 완전히 떠났다고 믿었습니다. 죽음이 바로 끝인 것입니다. 그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들의 철학으로는 이생과 죽음 이후를 절대 연결시킬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죽음 이후 아무런 활기도, 목적도, 즐거움도 없는 세계를 상상했습니다. 그것이 그리스의 지혜와 문화에서 나올 수 있는 최선의 결과였습니다.

고대 로마인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군사 분야의 장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고도의 군사 기술로 적을 잔인하게 무찔렀습니다. 심지어 그리스인들까지 멸망으로 몰고 갔지만 죽음이라는 분야에서는 어떤 힘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죽음이 가져오는 슬픔이 그들이 가진 힘을 훨씬 능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 철학에 영향을 받은 로마인들은 결국 동일한 전철을 밟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도 어두운 죽음을 밝혀 줄 새로운 빛이 없었습니다.

나일강 유역에 살던 고대 이집트인들도 나을 게 없었습니다. 이집트인들은 피라미드를 쌓는 기술로 하늘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하지만 피라미드의 날카로운 모서리로는 하늘에 어떤 구멍도 내지 못했고 어떠한 빛도 보지 못했습니다. 유프라테스 강 유역의 현자들은 내세보다는 현세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페니키아인들은 최초로 알파벳을 만들어 사용했는데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영어의 시초입니다. 그러나 그들도 무덤 앞에서 죽음의 슬픔을 떨쳐낼 수 있는 교훈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습니다.

이후로 인류는 고대 사상가들의 생각에서 더 나아가거나 새로운 것을 덧붙이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죽음에 대한 애매모호한 생각들뿐이었습니다. 모두 다 욥의 친구들처럼 짜증 나는 위로자들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또 다른 대답이 있습니다.

 

'S.D. 고든 > 영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경의 실제​  (0) 2021.10.12
혼미한 세상 학문, 그리고 실재  (0) 2021.09.09
"영감을 받은 계시"라는 사실  (0) 2021.08.18
"기독교"라는 사실  (0) 2021.06.27
몇 가지 사실들..  (0) 2021.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