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마음을 악용하는 사람들
친구들이 “우리 아빠도 너의 아빠 같으면 좋겠다."라고 할 땐, 잠깐 우쭐했다가도 금세 분노가 북받쳐 오릅니다. 어딜 가나 ‘사람 좋다’는 평을 듣는 아빠는, 길에서 구걸하는 사람이 추울까 봐 이불을 가져다주는 가하면, 보증 서 준 지인이 집을 날렸을 때도 “사정이 있겠지”하면서 그를 두둔하기 바빴습니다. 엄마는 아빠 때문에 남몰래 눈물을 쏟았습니다.
저는 속으로 ‘아빠 같은 남자와는 절대 결혼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했습니다. 어른이 되었을 때, 저는 돈에 아주 민감한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금전적인 도움을 청하는 손길은 가차 없이 거절했습니다. 제 머릿속에는 눈물 흘리는 엄마의 모습이 깊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런 제가 가까운 지인의 딱한 사정을 듣고 저축한 돈을 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지인은 보란 듯이 잠수를 탔습니다. 주변에서는 “비싼 수업료 내고 인생 공부 한 셈 치라"라고 위로했으나, 제 속에서는 천 불이 났습니다. ‘원망해봐야 소용없다’며 너털웃음 짓던 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그 속없는 모습이 어쩌면 ‘슬픔을 밀어낼 유일한 방법’이었을까요? 문득 아버지가 보고 싶었습니다. 휴대전화 1번을 꾹 눌렀습니다. “아이고, 우리 공주님! 이게 얼마 만이야?”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이용한 사람들이 잘못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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