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 사역†/강한별

나의 적토마..

예림의집 2020. 7. 24. 18:05

나의 적토마..

 

비록 내 소유가 아니라 어머니의 것이었지만, 그 작은 차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은 나였기에, 나는 그 차를 애마처럼 여겨서 "나의 적토마"라고 불렀습니다. 가끔 대형교회나 대기업 신우회 행사에 강사로 초대를 받아 그 건물 주차장에 "적토마"를 세워 둘 때가 가끔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폭파 경기에서 용케 살아남은 것처럼 보이는 고물차를 유유히 주차시키는 나에게 비난의 눈초리를 보냈습니다. 본인들은 부인할 수 있으나 확실히 비난의 눈초리였습니다.

친구 집을 방문할 때면, 이웃 주민들이 놀라지 않도록 가급적 자기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시킨 후 걸어오라는 부탁을 받아본 적도 있습니다. 이처럼 그 차는 세월의 풍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한 번은 "적토마"를 훑어보던 중고차 매매인이 간신히 용기를 내어 "이차는 이제 폐기처분해야 합니다. 굴러가는 것조차 기적입니다."라고 내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 작고 낡은 자동차를 사랑했습니다. 나는 매일 그 차를 세차하고, 걸레로 문지르며 닦고, 그 옆에 서서 사진을 찍을 정도로 애지중지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차가 있기에 전국 방방곡곡 복음을 들고 찾아가 복음을 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말이지 나는 그 차를 폐차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낡은 엔진에서 나는 덜그럭 소리가 계속되자 그동안 정들었던 "나의 적토마"와 작별을 고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껏 다른 애마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금방 마련해 주시리라 믿었지만 저는 지금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초대 장소로 향하고, 먼 거리면 2시간 강의에 이틀을 할애하며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잠시 쉬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도 마음만은 전국을 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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