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젊은 시절..
나는 지금까지 자동차를 소유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처음 자동차를 몰아 본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꽤 잘나가시던(?) 저의 어머니께서 모시던 "티코"라는 소형 차였습니다. 이 차는 신기한 게 밟으면 빨리 가는 듯한데 실제 미터기를 보면 속도가 잘 나지 않고, 옆으로 큰 트럭이라도 지날라치면 휘청휘청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당시 저는 왕초보 운전자였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 차의 외양이나 비좁음을 그리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 차는 주유소를 들를 때마다 요란한 엔진 소리를 냈고, 겨울에는 가끔 엔진 오일이 얼어붙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뒤 유리에 성에가 끼어서 후방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에어컨은 없었기에 자주 유리창 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주어야 했습니다.
언제는 제 눈썹이 양이 많고 두껍고 길죽한데, 그 눈썹이 얼어붙었다가 정말로 똑똑 부러진 적도 있습니다. 제 얼굴은 이마에서 턱 끝까지 벌겋게 얼어서 마치 자동차 유령처럼 보여서 스쳐 지나가는 운전자들이 화들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자동차 엔진 소리가 얼마나 요란했던지 그 차를 몰고 동네로 들어설 때마다 이웃 주민들이 내가 지나가고 있음을 알고 인사를 나누곤 했습니다.
그 차는 온갖 결함투성이인 폐차 일보 직전의 차처럼 보였습니다. 차의 색이 형편없이 발해져서 일부러 자동차 지붕에 눈이 쌓이면 치우지 않고 그대로 운전하며 다니기도 했습니다. 운치 있는 빈티지 차라고 자위하면서 말입니다. 정말로 기막힌 차였습니다. 내 차고 아니면서.. 이렇게 제가 몰고 다니던 이 고물 "티코"처럼 저의 젊은 시절은 참으로 초라하지만 재미있는 삶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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