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이기에 전능하신 분
"우리는 하나님을 창조주이기 전에, 심판자이기 전에, 먼저 아버지로 믿는다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이니까 전능하신 분이라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사도신경이 우리말로 번역되면서 중요한 사실이 묻히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원문을 보면 "I believe in God the Father Almighty" 다음에 쉼표가 있고 그다음에 "Maker of heaven and earth"가 따라옵니다. 'Almighty'라는 단어가 'Maker(창조주)'를 수식하지 않고 'Father(아버지)'를 수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합니다. 이것은 "나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전능하신 아버지로, 그리고 천지를 만드신 창조주로 말입니다."라고 해석해야 더 의미를 살린 것이며, 그렇게 되면 우리말 번역과 그 의미와 느낌이 달라집니다.
우리말 사도신경에서는 하나님을 전능하니까 천지를 만드신 분으로 고백하는데, 원문을 그게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 아버지이니까 전능하신 분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나 같은 사람이 하나님을 아버지로 인식하고, 하나님도 나 같은 부족한 사람을 자녀로 받아들이셔서 내가 그분의 자녀가 되며, 나아가서 내가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를 수 있다면 이거야말로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니까 하나님이 전능하시다는 것입니다. 사도들의 고백은 오히려 이처럼 초현대적인 데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가 왜 하나님을 아버지로 믿느냐는 질문이 나오는데 그 대답은 간단합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소개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을 창조주이기 전에, 심판자이기 전에, 먼저 아버지로 믿는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기도하실 때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같이 내려오면서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라는 소리가 들여왔습니다(마가복음 1:9-11). 우리도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면 그러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예수님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아버지이시며,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례를 받을 때 사도신경을 외우고 하나님을 아버지로 고백하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체험을 하는 전통은 여기서 비롯된 것입니다.
예수님은 공생에 동안 끊임없이 '하나님 아버지'를 소개하셨는데 특히 산상설교(5-7장)에 그 사상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구약성경에는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소개한 대목이 통틀어 15번 밖에 나오지 않는 데 비해 신약성경에는 복음서에만 170번이나 나올 정도로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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