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랑을 버린 에베소 교회
"에베소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라 오른손에 있는 일곱 별을 붙잡고 일곱 금 촛대 사이를 거니시는 이가 이르시되 내가 네 행위와 수고와 네 인내를 알고 또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아니한 것과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들을 시험하여 그의 거짓된 것을 네가 드러낸 것과 또 네가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아노라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 오직 네게 이것이 있으니 네가 니골라 당의 행위를 미워하는도다 나도 이것을 미워하노라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의 열매를 주어 먹게 하리라"(요한계시록 2:1-7).
계시록 2장과 3장은 ‘이제 있는 일’에 속한 일곱 교회의 형편입니다. 예수님은 사도 요한에게 종말에 관한 계시를 본격적으로 보여 주시기에 앞서 일곱 교회 사자들에게 각기 자기가 속한 교회의 영적인 형편을 보여 주시므로 닥쳐 올 종말의 환난의 날에 이기는 자가 되기 위한 책망과 격려가 필요했습니다.
에베소 교회가 받은 칭찬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 중 제일 먼저 등장한 교회는 에베소 교회입니다. ‘내가 네 행위와 수고와 네 인내를 안다’고 하셨습니다. 에베소 교회에는 신앙적인 결실이 많았습니다. 행위도 있었는데 주님은 그들의 행위를 인정해 주셨습니다. 그들의 생활에는 수고도 있었습니다. 수고가 있었다는 말은 교회를 위한 헌신과 봉사를 말합니다.
그뿐 아니라 ‘네 인내를 안다’고 하셨습니다. 인내가 없이는 하나님의 약속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에게 인내란 소망을 기다리는 일에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다음에 에베소 교회는 ‘악한 자들을 용납치 아니한 일’에 대하여 칭찬을 들었습니다. 교회에서 악은 제거해야 할 대상이지 용납하여 그대로 놔 둘 것이 아닌 것입니다. 여기서 악한 자라고 말하는 대상이란 범죄하고도 회개할 줄 모르는 자들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에베소 교회는 ‘거짓 사도들의 거짓된 것을 드러냈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밝혀 주는 거짓 사도들이란 다른 복음을 전하는 거짓 선지자들이나 거짓된 선생들을 의미합니다. 교회 안에는 이런 거짓 선생들이 언제나 숨어 있습니다. 다음에 에베소 교회는 ‘주의 이름을 위해 참고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에베소 교회가 듣고 있는 이런 칭찬은 지금 그들에게 있는 신앙의 열매인 것이 아니라 지난날 그들이 소유했던 열매였었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5절에서 ‘처음 행위를 가지라’는 말씀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 이 편지를 받고 있는 에베소 교회는 이런 좋은 신앙생활과는 먼 거리에서 이런 은혜 생활을 다 잊어버린 상태에 있었습니다.
처음 사랑을 버린 에베소 교회
그러면 에베소 교회는 이처럼 놀랍게 칭찬을 들었던 그 열매를 어떻게 했기에 다만 ‘왕년’의 신앙으로 흔적만 남기고 지금은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고 하신 주님의 책망을 듣게 된 것입니까? 그 이유는 ‘네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고 하신 말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에베소 교회는 지난날 이 같은 좋은 신앙의 열매를 맺을 수 있었던 뿌리가 있었습니다.
그 뿌리란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처음 사랑’이었습니다. 에베소 교회가 지난날에 처음 사랑을 가지고 있었을 때는 주님으로부터 칭찬받은 여러 가지 열매가 맺혀 있어서 그들에게 소망이 있었고 살아 있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지만 그 처음 사랑을 버린 후, 이 같은 열매마저 다 사라져 버리고 끝내는 주님의 준엄한 견책을 듣기에 이른 것입니다.
그러면 에베소 교회가 버렸다고 하는 ‘처음 사랑’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사랑입니까? 이 사랑은 이웃에 대한 사랑인 것이 아니라 주님께 대한 사랑으로, 에베소 교회가 주님께 대한 사랑을 버렸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에베소 교회가 처음에 주님께 대하여 가지고 있었던 그 뜨거운 사랑, 자신의 생애를 희생하고 생명까지도 아끼지 않은 그 사랑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의 모든 결실은 우리가 지켜야 할 이웃에 대한 사랑까지라도 주님께 대한 처음 사랑을 가지고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주님이 나를 위해 희생하신 그 놀라운 십자가의 사랑을 마음으로 깨달아 그 사랑이 내 생애를 지배할 때 이 주님께 대한 처음 사랑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주님께 대한 처음 사랑은 주님이 누구이신가에 대하여 깊은 지식을 가지게 될 때 그리스도를 아는 그 지식 가운데서 솟아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그리스도를 아는 지혜와 지식이 가장 고상하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은 에베소 교회에게 ‘어디서 떨어진 것을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고 명하셨습니다. 첫째로 ‘어디서 떨어진 것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떨어진 원인이 반드시 있는 것입니다. 그 원인을 발견하는 일이 회개의 첫째 조건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처음 행위를 가지라’고 하셨습니다. 회개라는 말은 죄의 길에서 돌이켜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에베소 교회는 처음 사랑을 가졌을 그때의 생활로 돌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결론
주님께 대한 사랑을 떠나서는 모든 것이 허사이며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에베소 교회는 주님을 향한 사랑이 떠나자 그들에게서 모든 것이 다 떠나가 버렸습니다. 하나님은 사랑하시는 자를 책망하십니다. 그들이 회개하여 잃어버린 처음 사랑을 회복할 수 있다면 그들은 이기는 자가 되어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과실을 주어 먹게 하실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나 만약 회개치 않는다면 교회의 촛대를 옮길 것이라고 경종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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