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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개입하신다

예림의집 2020. 3. 21. 15:31

예수님이 개입하신다


나는 몇 년 전 어느 날 저녁에 겪은 일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광주 쪽 어느 교회에 초빙을 받아 한 장로교회에서 열린 여름 집회를 인도할 때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날은 낮 시간 내내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그 집회는 야외 강당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사방으로 넓게 트인 야외 강당에는 비를 막기 위한 얇은 지붕이 설치되어 있을 분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오후 늦게 비가 그쳤고 수백 명의 사람들이 그 집회에 모여들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설교를 시작하자마자 비가 다시 쏟아지기 시작했고 그 빗줄기는 점점 더 거세졌습니다. 마침내는 그 빗소리가 지붕을 두들기는 망치질 소리처럼 들려올 정도였습니다.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 청중들이 내 목소리를 알아듣기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참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기도였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위해 기도할 것인가? 비가 그치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릴 것인가? 분명 그 시간에는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다소 이기적인 기도 제목으로 보였습니다. 사실 오랫동안 가뭄이 지속되는 상태라서 그 비는 농부들에게는 꼭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일단 강의를 멈추었습니다. 얼른 마음속에 든 생각은 이 집회가 마칠 때까지만 비가 그치게 해달라고 함께 기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집회 참석자들의 얼굴에는 의심 어린 미소가 번졌지만, 다 함께 머리를 숙이고 간단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내가 눈을 미처 뜨기 전, 마음속에 어떤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그것은 매우 독특한 음성으로 내 왼편에서 들려오는 듯했습니다. 조용하고 뚜렷하게, 그 음성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비는 그치지 않을 거야." 이에 나는 그 음성에게 이렇게 응수했습니다. "이 일은 내 기도로 되는 것도 아니고, 내 믿음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야. 오직 예수님의 보혈 덕분에 이루어지게 될 거야!"

그런 다음 나는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는 청중들의 표정에 가득한 의심이 불신으로 바뀌어 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비는 여전히 거세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다 같이 <비가 그치기까지>라는 제목의 찬양을 한 곡 부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청중들이 그 찬송을 부르는 동안, 나는 중단했던 강의의 흐름을 머리속으로 분주히 더듬어 찾았습니다.

그리고 강의를 다시 시작했을 때, 나는 그 내용에 깊이 몰입한 나머지 비가 그쳤다는 사실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이윽고 집회가 끝나자 참석자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그들이 각자 집에 도착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비가 다시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는 그 빗물이 홍수를 이루어 그 지역의 작은 둑 위로 넘쳐흘렀는데, 이는 지난밤의 그 집회 전후로 얼마나 많은 비가 쏟아졌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때에도 그 일의 진행과정을 살피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모두 함께 드린 기도가 끝난 후, 혼자서 짧게 그 음성에 맞서는 기도를 드리게끔 인도하신 분은 바로 성령님이셔습니다. 그리고 그때 내가 예수님의 피를 언급하자, 그곳에 모인 이들에게 의심을 심어주려 했던 그 악한 영이 두려움에 빠져 물려갔던 것입니다.

성령님은 이처럼 "공중의 권세 잡은 자"(에베소서 2:2)를 물리치고 예수님의 보혈이 지닌 귀한 능력을 드러내셨습니다. 그분은 그 짧은 시간 동안에 악한 자의 힘을 무너뜨리고 비바람을 잠잠케 하셨던 것입니다. 그때 우리가 드렸던 기도의 목표는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성경의 빛에서 살펴볼 때, 이때 이루어진 일의 진행과정은 이처럼 분명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