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과 나, 그리고 '인도자' 하나님
사람들은 아플 때 욥을 즐겨 찾습니다. 그러면서 욥을 이해하듯 말하기도 합니다. 나는 그게 쉽지 않았습니다. 욥기를 읽고 묵상하던 중 1장에서부터 화들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이르시되 네가 내 종 욥을 주의하여 보았느냐 그와 같이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는 세상에 없느니라"(욥기서 1:8). 욥의 모든 고난과 고통이 하나님의 이 말씀 이후에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나는 깜짝 놀라 다급하게 외쳤습니다. "하나님, 저는 누구에게도 자랑하지 마세요. 특히 사탄에게는 절대 안 됩니다!" 만에 하나라도 나 모르게 하나님이 사탄에게 내 자랑을 하신다면 그날 이후로 닥쳐올 끔찍한 일들이 떠올라 손사래를 쳤습니다. 내 간구를 들으셨는지 아직은 더 큰 어려움들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오늘도 하나님이 사탄에게 내 얘기를 하지 않나 싶어 이래저래 불안합니다. 삶의 결핍으로 인한 불안이 아니라, 모든 능력을 지니신 그분의 자유함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입니다.
주권적인 자유를 지니신 하나님이 하신다면 하소연할 곳도 없습니다. 그저 당하는 수밖에.. 그러니 나로선 이렇게 기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 사탄 앞에서 제 자랑하지 마세요. 제발! 사실 그런 일은 없으리란 걸 잘 압니다. 내가 자랑할 만한 깜냥이 안 된다는 것도, 그저 지금 겪는 이 아픔은 결국 하나님이 허락하신 일 아닐까 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야 하루라도 더 견디기 쉬우니까요. 그래야 좀 더 안심이 되니까요. 생명은 닿지 않게 했다고 했으니, 죽지는 않는다니 견디는 겁니다. 내 고통이 하나님의 자유하신 주권 아래 있으니 나도 하나님을 대하는 자유함을 갖습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언 16:9). 내 길을 내가 계획하더라도 하나님이 인도자십니다. 죄짓는 일이 아닌 이상 자유로이 계획하되 그 계획이 어찌 될지는 하나님의 주권에 달려 있습니다. 이 말씀이 내 마음의 계획에 대한 두려움과 불확실성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정쩡해하면서 수많은 선택 앞에 힘겨워하던 나를 자유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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