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숨은 서명
마치 화폐에 새겨진 독특한 문양처럼, 요한은 요한복음의 글 안에 "믿다"와 "증언하다"라는 두 개의 단어들을 신중하게 새겨 넣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개의 단어들은 요한복음 전체 본문 안에서 유난히 돋보이면서 마치 오케스트라의 협주를 이끄는 주제 선율처럼 사용됩니다. 또한 옷감을 예로 든다면, 두 단어는 옷감을 짜는 두 개의 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단어들은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쌍둥이입니다. 그들은 함게 어울리고 성장해가면서 우리가 이해하고 믿는 것을 증언해줍니다. 온전한 믿음을 위해서는 증언이 있어야 하고, 반대로 온전한 증언을 위해서는 믿음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처럼 무언가를 믿는 사람은 그것을 남들에게 알려 주려는 열정을 갖게 마련입니다.
이 단어들은 광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당 속의 원석과 같습니다. 원석 안에는 믿음이라는 순금 덩어리가 숨어 있는데, 요한은 이 믿음의 글을 통해 순금과 같은 귀중한 뜻을 전합니다. 그런데 그 귀중한 뜻은 마치 사다리처럼 아래에서 꼭대기고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선 믿음이란 어떤 사람이 하나의 참된 사실에 의해 설득을 당했을 때 갖는 태도입니다.
그러면 설득당한 사람은 그 사실을 확신하고 신뢰합니다. 그러나 신뢰는 위험성을 늘 내포하고 있는데 그것은 우리가 귀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고난도 감수해야 하고, 그 귀중한 것이 거짓으로 밝혀졌을 때는 엄청난 슬픔과 아픔을 겪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그 자체로 귀하고 소중한 것일 뿐 아니라 우리를 만족시키는 능력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에 대해 믿음을 가질 때 스스로 만족스러워하면서 기뻐합니다. 믿음에 가장 가까운 말은 사랑이기에 믿음과 사랑은 한 어머니의 몸에서 함께 자라납니다. 우리는 믿음이란 말을 지식과 확신의 의미로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가 듣고 본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믿음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위험도 감수할 수 있는 신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위험이 없이는 참된 믿음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믿음과 더불어 사용된 증언이란 쉽게 말해서 "우리는 자신이 아는 것을 남에게 말한다."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지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함으로써 그들도 믿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요한복음에 나오는 증언은 단지 말이 아닌 그 이상의 것입니다. 세상에 오신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에 관해 우리에게 증언하십니다.
아버지를 아셨고, 아버지와 친밀하게 지내셨던 주님은 아버지에 대해 아시는 모든 것들을 우리에게 알려주셨으며,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아버지를 알기 원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모든 가르침은 곧 아버지에 대한 가르침이었습니다. 주님이 이 땅에 오셔서 보여주신 본성과 언행, 온정과 도움, 수난과 죽음은 아버지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증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죄로 인해 저주받은 우리를 희생과 수난을 통해 구원하셨습니다 주님은 이와 같은 하나님의 사랑을 사람들이 깨닫기 원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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