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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예수님께..

예림의집 2019. 1. 29. 10:30

성경 속 예수님께..


나는 예수님을 '책'에서 만났습니다. 처음 성경책을 읽을 때 재밌어서 웃음을 터뜨렸던 기억이 납니다. 이른 아침, 배가 고프셨던 예수님이 무화과나무를 말려 죽이신 이야기였습니다(마태복음 21:18-20). 어찌나 마음 깊이 공감이 되던지, 한바탕 웃고 나서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 그분 참 성질 하고는.. 그래도 이 양반 배고픔이 뭔지 아는 분이네!" 인간의 배고픔이 어떤 것인지를 아시는 그분은 인간의 결핍을 채우지 못하는 그 상황에 대해 분노하신 것이었습니다. 이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 이야기에 종말론적인 의미가 담겨 있음은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당시 나는 배고프면 화부터 나는 나와 똑같은 분을 만났던 것입니다. 그러니 재미있으면서도 공감할 수밖에.. 내가 성경을 제대로 읽고 새기기도 전에 그분은 이미 내 삶 속에 들어와 계셨습니다.

어느 날은 성경을 읽다가 악을 쓰며 대성통곡한 적이 있습니다. 갈릴리 가나의 혼인잔치 이야기였습니다. 술이 떨어졌다고 하니까 예수님이 술을 만드시는 그 대목을 읽는데 울컥, 뜨거운 게 치밀어 올랐습니다. "이런 젠장, 왜 술을 또 만들어요. 왜? 잔칫집에 술이 떨어졌음 그만이지, 왜 또 술을 만드냐고..!" 나는 악을 써대며 울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인사불성으로 술에 취한 아버지를 모셔 오는 게 내 일이었습니다. 술에 취해 논두렁이나 밭두렁에 쓰러져 주무시는 아버지를 손수레에 태워 오는 건 나의 일상이었습니다.

난 예수님을 알기 전부터 술을 싫어했습니다. 아버지처럼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학 입학 후 가입한 대학생선교단체 수련회 때 예수님이 친히 술을 만드시는 이야기를 접한 것입니다. 그것도 성경에서....! 가나의 혼인잔치 장명을 읽으면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시는 예수님께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술 떨어지면 그걸로 잔치 쫑내면 되지, 왜 또 술을 만들어 다시 2차를 시작하나 싶었던 것입니다. 그 순간 나는 "왜 술을 또 만드냐"라고 소리소리 지르며 통곡했습니다. 그 아픈 눈물 가운데 예수님이 찾아와셨습니다.

성경을 읽다가 말씀 속에서 예수님을 만난 건 그때만이 아니었습니다. 나중 그 선교단체의 캠퍼스 간사가 되어 사역할 때, 크나큰 아픔을 겪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내가 가르치던 많은 학생을 내 손으로 제명해야 했습니다. 그 일은 아직도 내게 아픈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학생들을 제명하고 아파하며 울던 나에게 당신을 세 번 부인하고 다시 어부로 돌아간 베드로를 통해 예수님은 나를 찾아오셨습니다. 낙담하고 상심한 내게 거듭거듭 물어오셨습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니?" 그 물음에 내가 격분하여 맞섰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니까 내가 여기 있는 거잖아요!" 내 대답에 "내 양을 먹이라" 하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전혀 다른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이야, 네가 먼저 변해야 한다. 네가 변하지 않으면 내 양 다 죽인다.." 그날 말씀 앞에서 비로소 난 죽었습니다. 이처럼 삶의 아픔 가운데 말씀이 임하여 나를 그분에게로 인도하였습니다. 그렇게 말씀은 "내 발의 등이요 내 길의 빛"이 되어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