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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적으로..

예림의집 2019. 1. 22. 23:38

습관적으로..


습관적으로 성경을 펴서 읽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의무감으로 '하루의 시작은 주님과 함께'를 의식하며 새벽을 깨웠습니다. 그러나 아침을 맞이하고 일상의 분주함이 밀려오면 그날 읽은 말씀에 대한 기억은 희미해지고 어느새 하루는 나의 마음과 생각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내 방법, 내 결정대로 하루를 살았습니다.

묵상 시간마다 '내가 만든 신'과 '스스로 계신 하나님'(출애굽기 3:14)이 마음을 전쟁터 삼아 싸웠습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묵상은 내 안의 숨겨진 우상을 깨뜨리는 망치가 되었습니다. 묵상을 통해 징글징글한 욕망이 말씀 앞에서 맨살을 드러내고, 하나님보다 꿈을 사랑하고 꿈을 하나님처럼 여기는 삶의 허망함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순종할수록 나의 존재감이 더 분명해지고 싶이 굳건히 세워져 갔습니다.

특히 중년에 찾아온 급작스러운 부부생활의 변화가 나의 묵상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장인어른께서 돌아가시고, 장모님께서 아프심으로 아내가 케어를 위해 친정으로 건너 간지가 어언 삼 년 하고도 반년이 더 지났습니다. 아내와 떨어져 있는 삶은 나에겐 고통의 날들이었습니다. 그 고통의 날들은 나를 하나님과 투쟁하는 삶으로 몰아갔습니다. 말씀을 묵상하는 시간은 하나님과 맞서 싸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절한 몸부림에서 나오는 원망과 항의, 한탄과 하소연을 쏟아냈습니다. 나의 고통에 침묵하는 그분의 부재를 원망하며 하나님을 향해 욕하고 발길질해 댔습니다. 하나님에게 대들수록 내 마음을 거처로 삼으신 성령님의 응답은 분명했습니다. 내가 처한 삶을 받아들이게 하셨고, 모든 상황 속에서 주님을 만나는 경험으로 나를 인도하셨습니다.

묵상은 믿음의 대상과 내용을 올곧게 알아가도록, 믿음의 대상과 내용이 일치하도록 나를 이끌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까지 자라가도록 북돋아 주었습니다(에베소서 4:13). 하나님을 알아갈수록 나 자신을 아는 일에도 자라갔습니다. 삶에서 쉽게 무너지는 나 자신보다 변함없이 굳건하신 하나님을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불경하고 불충한 나를 변함없는 사랑으로 붙드시는 하나님을 이전보다는 조금 더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