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앞에서 우리를 낮게 여김에 대하여
주님, 나는 먼지와 재와 같은 존재인데 감히 주께 말씀드릴 수 있나이까(창세기 18:27)? 만약 내가 나 자신을 먼지나 재보다 훨씬 뛰어난 존재라고 여긴다면, 그때에는 주님께서 나의 잘못된 생각을 힐책하시고 나의 죄는 참된 증인을 가지는 것이 되며 나는 절대로 반론을 제기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만약 내가 스스로를 전하게 여겨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낮추고 모든 자만심에서 벗어나서 먼지처럼 여긴다면, 당신의 은혜와 광명이 내 마음에 깃들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만심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모두 나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계곡 속에 휩쓸어 넣어 영원히 소생하지 못하게 하시고 주님께서는 내가 현재에는 어떤 존재이며, 과거에는 어떠했으며, 어떤 삶을 영위해 왔는지를 소상히 가르쳐 주십니다. 실로 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인데, 나는 그것을 전혀 몰랐습니다. 내가 버림을 받는다면 나는 아주 연약한 존재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한순간이라도 나를 보살펴 주신다면 나는 즉시 강한 존재가 되며 새로운 기쁨으로 충만하게 됩니다. 더구나 나는 언제나 나 자신의 무게로 말미암아 언제나 아래로 빠져들어가는데, 내가 당신으로 말미암아 이렇게도 갑자기 위로 솟구치게 되고 아주 놀라운 은혜로 감싸주시니,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이는 당신의 사랑에서 비롯됨이니,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한 나를 보호해 주시고, 구원해 주시고, 또 임박한 위험에서도 나를 보호해 주시며 무수한 재앙으로부터 나를 구원해 주십니다. 정말 나 자신만을 사랑한다면, 나는 나 자신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요한복음 12:25). 그러나 당신만을 구하고 당신만을 순수하게 사랑함으로, 나는 나 자신과 당신을 다 같이 구하게 되었으며, 또 그러한 사랑으로 말미암아 더욱더 철저하게 나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오, 사랑이 지극하신 주님, 당신께서는 내가 바라는 것 이상을 주시고, 내가 감히 희망하거나 요구할 수도 없는 것들을 모두 나에게 베풀어 주셨습니다.
나의 하나님, 찬양을 받으소서. 나는 어떤 은혜도 받을 자격이 없사오나, 당신은 끝없이 고상하시고 선하시어 은혜를 모르는 자들에게도 한없이 은혜를 베푸시고(마태복음 5:45). 당신에게 등을 돌리고 멀리하는 자들에게도 끝없이 은혜를 베푸십니다. 우리로 하여금 돌아서서 당신께로 향하게 하시고 감사하고 겸손하며 믿음을 지니게 하소서. 왜냐하면 당신은 우리의 구원이요 우리의 용기요 우리의 힘이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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