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 사역†/찬양팀 영성 훈련

은사인가, 실력인가?

예림의집 2018. 9. 23. 18:21

은사인가, 실력인가?


얼마 전 후배 찬양 인도자가 할 말이 있다고 찾아왔습니다. "형, 저는 이 길이 아닌가 봐요. 은사가 없어요. 실력도 없고요." 누구보다 하나님을 사모하고 주어진 사역에 열심인 그가 이런 말을 했을 때 사실 난 당황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사역에 한 번이라도 최선을 다한 사람이면 누구나 다 이런 생각들을 합니다. 단순히 힘들고 지쳐서 하는 말인 경우도 있지만, 자괴감에 빠져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그런 슬럼프는 반드시 오게 되어 있습니다. 나 역시 그런 경험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한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고, 회중들의 반응도 시원치 않고, 개인적인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이 길이 아닌가 보다'라는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런 좌절감에 머물 필요가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사역은 은사와 재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이 절대적인 조건입니다. 내가 하고 안 하고를 결정하는 건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역이라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쓰임 받는 존재일 뿐이고, 쓰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다. 물론 은사와 겸비한 상황에서 부르심이 있다면 이거야말로 '엑설런트'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고, 만약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워십리더, 워십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말해 다섯 달란트 받은 종인 것입니다.

위대한 예배자 다윗도 자기 스스로를, "나 이스라엘의 노래 잘하는 자"(사무엘하 23:1)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노래 실력자였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여러 대중들 앞에서 하나님께 쓰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하나님께 쓰임 받는다'라는 말이 그들같이, 혹은 최소한 그들의 절반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높은 기준을 두어 우리를 지치게 만드는 것입니다. 마치 한 달란트 받은 종이 다섯 달란트 받은 종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좌절감에 빠져 있는 모습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한 달란트가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말입니다. 당시 시세와 환율의 차이가 있겠지만 금 한 달란트를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5-6억 원 정도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몇 번 예배를 빠지고 몇 번 연습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부르심에 응답하는 우리의 태도와 자세에 관심이 많으신 분입니다. 은사와 재능은 사역에 있어서 절대조건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역의 열매를 맺기 위해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과 같은 것이며 그 선물의 종류와 양은 하나님이 결정하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재능과 은사와 상관없이 우리를 그분의 도구로 사용하실 수 있는 분입니다. 우리의 할 일은 그저 겸손히 순종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입니다.


-이창원 「나는 찬양 인도자입니다」 / CLC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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