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로서의 부르심과 헌신①
"주린 자에게 네 심정이 동하며 괴로워하는 자의 심정을 만족하게 하면 네 빛이 흑암 중에서 떠올라 네 어둠이 낮과 같이 될 것이며 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메마를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하게 하며 네 뼈를 견고하게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샘 같을 것이라"(이사야 58:10, 11).
이 땅을 하난미의 부르심을 받은 목사로, 선교사로 살아가면서 나는 믿음과 헌신 그리고 우리 주님이 기뻐하시는 참다운 나의 선교사역의 방향에 대한 자문을 해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신앙적인 고민과 사역의 정체성에 대한 부담은 평신도이건 목회자이건 누구나 갖고 있는 고뇌의 일단이기도 합니다.
1997년 5월 2일 나는 총신신학대학원 3학년 시절에 수원시 변두리 동네였던 '입북동(이 이상한 지역 이름 때문에 그 당시 신학교시절의 어떤 전도사님은 나를 이북에서 온 사람이라고 놀리가도 하였다)'에서 다른 교회들이 문을 닫던 IMF시절에 개척을 하였습니다. 가난한 신학생에 불과한 나는 근처의 고물상에 가서 연탄불에 타서 시커멓게 그을린 얇은 비닐장판을 몇 장 구해서 상가의 지하실 바닥에 정성스럽게 깔고 소위 개척예배를 드렸습니다.
그 누구하고도 상의하지 않고 평소 선교의 비전을 배우고 교제했던 이용남 목사님의 권고를 받고 바로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지다들교회'를 개척하게 되었으며, 교회개척의 목적과 동기는 오직 선교에 대한 꿈과 사명감 때문이었습니다. 개척 첫날에 지방의 한 전구회사에서 근무하였으나 오랫동안 월급을 못 받고 수원의 변두리 동네인 입북동으로 흘러들어 온 두 명의 베트남 여성들에게 개척 감사헌금 모두를 그들의 '미션홈'을 꾸미는 데 사용했습니다.
두 명의 베트남 근로자 여성들은 그렇게 해서 행복하고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는 방을 갖게 되었음은 물론입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제자들교회는 주변의 공장에서 근무하는 필리핀 근로자들과 함께 '필리핀 예배공동체'를 만들고 이후 약 3년간의 외국인 근로자사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이 모일 때는 주일예배에 약 50여 명 정도의 필리핀 근로자 형제들이 참석해 주었습니다.
그 당시 개척교회를 섬기면서 나는 성도들에게 이렇게 선포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꺼꾸로 기도합시다. '하나님, 제자들교회는 교회건축하지 않는 그런 교회가 되게 해주세요!'" 세상에 이런 기도가 어디 있담? 세상의 대부분의 교회가 교회를 성장시키고 때로는 건축을 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목회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나는 그 당시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사로잡혀 그렇게 선포하고 선교하는 교회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기로 하나님과 약속했습니다.
나는 이러한 기도를 하게 하신 하나님께 지금도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러한 무모한 결정을 한 사실을 지금까지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습니다. 개척 후 7년 만인 2004년에 우리 교회가 있는 지역에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가 들어오는 바람에 상가에 세를 들었던우리는 그만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지난 시간들을 뒤도라보면 실패하는 것도 주님의 은혜인 것 같습니다. 목회자들을 비롯한 많은 이땅의 믿음의 사람들은 이 소중한 영적 진리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저 오랫동안 안정적인 목회와 큰 사역을 감당해야만 진정으로 성공한 목회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때로는 실패하고 넘어지고 떠나는 것도 보다 큰 축복과 믿음의 열매를 위한 길이 되는 것임을 저는 선교사로 헌신하면서 느끼고 있습니다. 목회를 그만둘 때 제 아내가 제게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그것봐요, 당신이 기도한 대로 응답 되었네요."
'†선교후원 사역† > 선교사, 선교지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금같은 주일 헌금을 준비한 '뿔로' 빈민촌의 거룩한 어린 예배자 (0) | 2018.06.03 |
---|---|
생전 처음 교복을 입어보는 "아비가일" (0) | 2018.05.31 |
"뿔로천막교회"의 주일예배 (0) | 2018.05.28 |
니카의 부모님을 심방하고 격려해 드렸습니다 (0) | 2018.05.26 |
'뿔로 화재' 이재민 50가정 아이들에게 책가방과 학용품을 전달 (0) | 2018.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