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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학기가 시작되자

예림의집 2017. 12. 1. 13:11

가을 학기가 시작되자


가을 학기가 시작되자, 학생들은 이 여름 훈련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한 목회신학대학의 학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여름 훈련과 학과의 전반적인 교육 과정과 관련해 몇 가지 상의할 내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면담 시간에 학생들은 여름 훈련은 목회 훈련이 아니라 정신 의학 실습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도 교수가 훈련을 지도하면서 학생들의 필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학생들은 훈련 내용이 잘못되었고, 나중에는 학교 측에서 좀 더 적합한 훈련을 제공해야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좋은 뜻으로 훈련을 제공하는 것이겠지만 학과의 정책과 훈련 내용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또한 그들은 학교 교수나 이사들이 커리큘럼을 세울 때 학과의 목적을 다시 한 번 생각해주길 부탁했습니다. 학생들은 학장과 면담할 때 감정이 격앙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여름이나 지금 면담을 나눌 때나 지도 교수에게 큰 불만이 있었고 마음속에 모종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상은 신학교 커리큘럼이 아니라 학생들입니다. 학생들은 지금 뭔지 모르게 위태위태합니다. 지난 여름의 충격으로 불안해진 학생들은 힘써 방어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여름 훈련에 임한 목회자 후보생들은 학생이기 이전에 삶의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한 인간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믿는 바를 삶의 전제로 삼고, 자기를 보호하고 방어하는 나름의 조직적인 체제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훈련에 들어갔을 때, 그들은 그동안 가졌던 삶의 목적과 전제를 다시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마주했던 것입니다. 자기가 고수하던 목적과 전제가 흔들리면 그는 불안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거부 반응이 나타납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부정할 수 없는 진리 앞에 마주 서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아직 목회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타인을 도와줄 능력이 있는 사람들처럼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또한 삶에 관한 이해나 능력이 있는 사람들처럼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또한 삶에 관한 이해나 사람과 사람의 관계, 사람과 하나님의 관계에 관한 이해도 아직 성숙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자기 생각만 고집할 뿐 새롭게 드러나는 진리를 향해 마음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옛것을 고수해야 할까요? 아니면 훈련을 통해 새롭게 깨달은 내용을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들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요? 스스로 긍정하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요?

사실 학생들만 곤경에 빠진 게 아니라 자도 교수 역시 동일한 문제로 고충을 겪고 있었습니다. 다른 교수들처럼 그도 교수로서 맡은 역할을 통해 자신을 긍정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교수로서,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교육 방침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긍정하고 확신합니다. 그는 교수로서 자아실현을 하면서 자기 정체감과 자부심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