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라고 말하는 것
내가 다른 사람을 알고 다른 사람에게 내가 알려질 때 비로소 나는 나의 존재를 인식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나'라는 존재를 인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린 아이도 자신을 타인과 구별된 자율적인 존재로 의식할 때 비로소 '나'라고 말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나'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할까요? '나'라는 단어가 다소 '이기적'이거나 '자기중심적'으로 보이지 않습니까? 물론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제처 두고 자신에게만 열중한다면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타인과 대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나'라고 말하는 것, 즉 자아가 형성되는 것은 전혀 별개의 일입니다. 자아가 형성되어야 타인을 위해 책임 있는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자아가 확실해야 자신의 존재 의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자신과 반대되는 뜻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확실하게 내 이야기를 해줄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이러니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상대'에게 의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나약하거나 건강하지 못해서 의존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화를 위해 필연적으로 상대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의존'은 대화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사람은 진정한 인격체가 될 때 타인과 온전히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또 타인을 통해 진리의 세계와도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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