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어제 너와 오랜만에 점심을 먹다가
두 군대에 화상 자국이 났다.
너에게 집중하다
설엉탕 뚝배기에 그만 데어버린...
처음에는 온통 너에게 신경쓰는라
미쳐 통증조차 느끼지 못했는데
조금씩 부풀어 오른 상처.
그래 상처는 언젠간 드러나게 되어 있지...
나는 그 상처 돌보기 아프기보단,
내 상처 걱정하는 너의 얼굴을
내눈에 담아두느라 오히려 분주했지.
얼음 찜질을 하고,
약을 듬뿍 바르고,
덕분에 오늘 아침에 상처는 상흔만 남겼지.
이 상처 자국은 어쩌면 증표일꺼야.
너와 내가 설렁탕 먹으며 나누었던 얘기 속
졸혼이라는 것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우리의 독특한 부부 생활을
웅변하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