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기②
야곱에게 장자의 복을 빼앗기고 분노하며 동생을 죽이고자 했던 에서는, 14년 뒤 삼촌 라반의 집에서 도망쳐 돌아오는 야곱을 맞을 때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 되어 있었습니다. 야곱은 형을 보자마자 두려워하며 바닥에 엎드려 자비로운 처분만을 바랐지만, 에서는 오히려 반갑게 그를 맞이하며 목을 어긋맞추고 입을 맞추었습니다. 그는 복수가 아닌 용서를, 증오가 아닌 사랑의 입맞춤을 베풀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울었습니다(창 33:4). 이는 용서하고 함께 울면서 과거에서 풀려나 함께 자유를 누리는, 오래도록 기억할 만한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야곱은 형의 무조건적인 용서를 체험하면서 은혜의 진수를 맛보게 되고, "내가 형님의 얼굴을 뵈온즉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사오며(창 33:10)"라고 고백하며 감격합니다.
이런 놀라운 경험은 야곱의 아들 요셉의 삶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집트의 총리 대신이 된 요셉은 자기를 죽이려 하다가 종으로팔아넘긴 형들이 자기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엎드렸을 때, 그들에게 복수하기보다(충분히 그럴 수 있었음에도) 오히려 쓴 기억을 털어내고 그들을 용서하며 눈물로 얼싸안았습니다. 형들에 대한 분노가 용서의 눈물로 승화되어 터져 나왔을 때 요셉은 비로서 과거의 상처에서 온저히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용서는 분노에 매인 상태에서 자유를 허락하는 실제적인 유익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을 심리학 용어로 '이기적 용서'라고 합니다. 그러나 신자는 이런 실제적인 유익 외에도, 용서를 해야 하는 신앙적이고 신학적인 이유와 당위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즉 모든 신자는 하나님께 용서받았기 때문에 마땅히 타인을 용서해야 합니다. 사실, 앞서 언급한 성경 인물들의 용서는 하나님에 대한 깊은 믿음과 순종의 결실로 이해하는 것이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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