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원인들: 상처, 좌절된 욕구, 교만
간단히 말해, 분노는 상처받은 자의 반응입니다. 타인에게 공격받고(또는 받았다고 여기고) 상처받을 때 우리는 분노하게 되는데, 특히 무시나 모욕을 당했다는 느낌을 받을 경우 더욱 극심해집니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이 타인의 공격에 더 쉽게 분노하는 이유는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내적 기제가 강하게 발동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어린 시절 부모나 주위 사람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며 자란 사람들도 분노에 취약한데, 이는 지난 시절의 상처에 대한 보상 심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스스로 상처받았다고 생각하며 분노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즉 가상의 상처에 아파하며 분통을 터뜨리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사건의 객관적 상황보다는 본인이 그것을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분노의 정도도 달라짐을 알 수 있습니다. 창세기에서 가인은 근거 없는 피해 의식을 가지고 분노하며 동생 아벨을 죽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믿음으로 제사를 드리지 못했다는 사실(히 11:4)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벨이 드린 제사 때문에 자신의 제사가 열납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동생에게 분노하여 결국 동생을 죽이고 맙니다.
분노의 또 다른 이유는 좌절된 욕구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매 순간을 살아가면서 어떤 상황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일정한 기대치를 가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런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 실망이 찾아오고 어떤 사람은 분노라는 형태로 그 실망을 표출합니다. 그리고 기대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욕구가 클수록 분노의 정도도 커집니다.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몇 시간이나 줄을 겄지만 품절되어 구입하지 못하게 되면, 그는 오랜 시간 기다리며 가졌던 기대와 욕구가 좌절된 것만큼의 분노를 느낄 것입니다. 또 사람들은 어떤 이해관계 속에서 자신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경우 분노하게 됩니다. 님비 현상(NIMBY, Not in my backyard의 줄임말로 자기 지역 내 혐오 시설 유치를 집단적으로 반대하는 현상)도 그 한 예입니다. 공익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도 자신과 자신이 속한 그룹에 조금이라도 손해를 끼친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반대하며 개인적, 집단적 분노를 표출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교만도 분노의 한 원인이 됩니다. 교만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생각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자존심이 상하고 큰 모독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더 쉽게 화를 내고 앙갚음을 하고 싶어 합니다. 분노에는 교만과 함께 자기 의가 밑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교만한 사람은 자신의 권위와 견해가 옳고 우월하기 때문에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크게 상처받고 분노합니다. 그러나 겸손한 사람은 웬만한 일로는 상처받지 않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이 탁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따라서 쓸데없이 분노할 필요가 없어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독서..▥ > 죽음에이르는7가지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나님의 의를 가리다 (0) | 2017.06.20 |
---|---|
파괴성 (0) | 2017.06.13 |
복수하려는 의지 (0) | 2017.03.14 |
통제하기 어려운 감정 (0) | 2017.03.09 |
자연스런 감정 및 의로운 분노 (0) | 2017.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