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실천신학

명령 정죄형보다는 위로 희망형을 먼저 활용하라②

예림의집 2016. 11. 19. 17:54

명령 정죄형보다는 위로 희망형을 먼저 활용하라②


이번에는 위대한 사도 바울의 실례를 참조하자. 바울 서신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한 본문 안에 구원의 직설법과 명령법이 종종 나란히 나타난다. 

예를 들어 데살로니가전서 5장 4-6절에서는 "형제들아 너희는 어둠에 있지 아니하며 그 날이 도둑 같이 너희에게 임하지 못하리니 너희는 다 빛의 아들이요 낮의 아들이라 우리가 밤이나 어둠에 속하지 아니하나니"라는 직설법에 이어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이들과 같이 자지 말고 오직 깨어 정신을 차릴지라"라는 명령법이 등장한다. 

또 갈라디아서 5장 25절은 "만일 우리가 성령으로 살면"이라는 직설법과 "도한 성령으로 행할지니" 하는 명령법을 함께 보여 준다. 고린도전서 5장 7절도 마찬가지다. "너희는 누룩 없는 자인데"는 직설법에 해당하며 이어지는 "새 덩어리가 되기 위하여 묵은 누룩을 내버리라"는 명령법이다. 그 순서는 뒤바뀌지 않는다. 둘은 연이어 나타나면서도 앞뒤가 바뀌는 경우는 없다. 왜일까?

에베소서 전체를 분석하면 1-3장까지의 전반부는 '하나님이 행하신 구원의 역사와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된 성도들의 연합'을 말하는 직설법으로 이루어져 있고, 4-6장까지의 후반부는 전반부에서 제시한 '복음에 합당한 삶을 촉구'하는 명령법으로 되어 있다. 전반부를 신학적 설교, 또는 교리적 설교라고 부른다면 후반부는 윤리적 설교, 혹은 적용적 설교라고 말할 수 있다. 갈라디아서와 로마서도 그런 형식으로 기록되었다.


이제 정리해보자. 성경 속의 메신저들은 두 가지 철칙을 지키고 있다. 먼저 반드시 직설법으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음으로 그 내용은 반드시 명령법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직설법은 명령법의 기초요 출발점이 되고, 명령법은 직설법이 도달해야 할 목적지이자 종착점이 되어야 한다. 

만일 어느 하나가 결핍되거나 앞뒤가 바뀌면 하나님이 제시하신 방향과 어긋나게 된다. 직설법과 명령법은 자전거의 앞바퀴와 뒷바퀴처럼 늘 함께 가야 한다. 하나가 없으면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선후가 뒤바뀌어도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설교의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 인간의 창조자이신 하나님은 어떤 방식으로 대화하고 선포할 때 우리에게 가장 효과적인지를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이다. 강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이고 부정적인 얘기로 시작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도 꿰뚫고 계신다.

사람과 소통하는 메지지를 전하기 위해 하나님은 긍정적인 내용으로 우리의 마음을 여는 작업을 선행하신 후, 우리가 자발적인 반응을 보이면 이에 따라 교훈과 책망과 권고를 하신다. 그래서 예수님과 그분의 위대한 도구인 선지자 및 사도들의 전달 방식도 한결같이 '직설법과 명령법'의 형태를 띠게 된 것이다. 

우리 시대의 설교가 발전하려면 사도 시대의 설교로 돌아가야 한다.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설교의 실례들을 신약성경 속에서 풍부하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설교 내용은 물론, 전달의 방향과 형태를 분석해서 모범으로 삼는다면 그보다 더 유익한 일이 없을 것이다.


신약성경 속 설교자들을 분석해서 결론을 내리자면, 긍정적인 내용으로 설교를 시작하되 권고와 교훈과 결단과 헌신의 촉구도 반드시 포함시키라는 것이다. 실제로 효과만 추구하다가 성경적인 알맹이를 상실한 설교들이 우리의 강단을 점령해 가고 있다 .맛과 재미는 있도 ㅣ영양가는 사라진 설교가 점차 늘어만 간다. 이런 강단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복음은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주셨는가?'와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무엇이 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전자가 직설법이라면 후자는 명령법이다. 

존 스토트는 "하나님의 참된 사자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이루어진 하나님의 위대한 구속 사역에 관해 철저하고 사려 깊게 선포하고자 주의를 기울이며(직설법), 그런 뒤 사람들에게 회개하고 믿음을 가지라고 진지하고 치열하게 호소한다(명령법). 이 두 가지 중 하나가 없어서는 안 되며, 두 가지 모두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설교자는 고통과 상처로 얼룩진 수많은 성도들을 매주 만나게 된다. 그런 청중을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위로하고 격려하고 어루만져야 한다. 예수님의 설교를 들어 보면 사람들이 가려워하는 곳을 정확히 긁어 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분은 사람들의 필요와 관심사에서부터 시작하신다. 그리고 그것을 반드시 진리 쪽으로 옮겨 가신다. 주님은 사람들의 필요를 무시하지 않으면서 그들에게 필수적인 진리도 꼭 챙기셨다. 

인기 있는 최신 설교의 추세를 따른다며 꼭 전해야 할 말은 접어 둔 채 듣기 좋는 사탕발림으로 꼼수를 노리지 말자. 그 대신 기막힌 맛과 향에 영양까지 만점인 완벽한 식단으로 승부를 걸라. 꿩 잡는 게 매라 하지만 이왕이면 폼 나게, 쉽게 잡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