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만을 살펴보더라도 적절한 당위성이나 대의가 보장되는 성전만큼이나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요소들도 흔치 않을 것이다. 신의 이름으로 일컬어지는 성전(聖戰)은 이전부터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었는데 적어도 우리는 가나안 정복전쟁 그리고 십자군 전쟁과 같은 것들 이외에도 기독교권 국가들 가운데서 치러졌던 거룩한 신의 이름하에 일어났던 군소 성전들 그리고 종교전쟁 및 이슬람권에서 일어나는 테러, 자하드 등등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성전은 어떻게 먼저 정의될 수 있을까?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가나안 전쟁의 경우는 가나안인 들의 죄악의 관영만이 아니라 이스라엘과 맺었던 토지 분배의 언약을 인하여(창15:16) 일어난 전쟁이지만 하나님이 직접 명령하셨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후에 나타난 사무엘을 통하여 명령하신 아말렉의 진멸전쟁 역시 하나님의 직접적인 명령 하신 전쟁이기에 이는 가히 하나님의 성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추후에 하나님은 선지자를 통해사라던지 직접 명령하시지는 않지만, 므깃도 골짜기의 전쟁의 경우도 바로느고는 하나님의 깨닫게 하심 가운데 하나님의 입에서 나온 말을 하여 전쟁을 치루었으며, 추후에는 하나님께서 사무엘에게 한 것처럼 선지자를 통하여 고레스 같은 이국의 왕을 세우셔서 자신의 뜻을 이루겠다고 하셨고(사45:1) 하나님의 열방의 심판 도구로 앗시리아를 사용한다고도 하였다(사10:5~6). 위와 같은 사건들은 모두 하나님이 자신의 뜻에 따라 한 국가를 도구 삼아 열방의 죄악을 심판하게 되었거나 전쟁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본다면 이는 가히 가나안 전쟁과 아말렉 전투에서 핵심이 되었던 정의의 징벌, 그리고 하나님의 뜻과 부합하게 되는데 이 모든 것들을 하나님의 성전이라고 정의해야 할까? 그렇다면 세상만사의 모든 일들이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허락하심 속에서 일어나게 되는데, 이 가운데 나타났던 열국간의 상쟁은 하나님의 심판 혹은 정의에 의해서 그들의 전쟁과 살육을 통하여 일어난 성전이 아니라고 해야 한단 말인가? 하나님이 자신의 뜻을 이루시기 위하사 일을 치루셨다는 점들은 우리로 하여금 이것이 성전이 아닌가, 하나님의 뜻이 아닌가 하는 의문점들을 심어주게 된다.
그러나 역시 성전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가나안 전쟁이나 아말렉 전쟁같은 하나님의 직접적인 명령을 제외하여 일어난 개별 전쟁들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악함을 통하사 자신의 뜻을 이루신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게 되었다고 할 지라도 우리가 악함을 추구하여 지은 전쟁들에 대한 대가는 심지어 우리가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게 행동하였을지라도 결코 우리가 하나님을 위하여 심판의 의미로서 전재을 집행한 것이 아닌 오히려 욕구와 탐욕에 의해 일어난 전쟁들이기에 결코 이것은 성전의 의미를 띌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살육전쟁은 비록 하나님의 성전의 당위성을 결코 얻지 못하겠지만, 기독교인들에게는 성전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사료된다. 이는 예수님께서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 또한 섬기려 오셨다는 점에서 더욱 명백하게 드러난다. 세상사람들이 자신의 탐욕에 의해 적절한 대의를 명분삼아 일으키는 모든 분쟁과는 수준이 다르게, 개별 기독교인들은 세상에서 섬기고, 사랑하는 존재로서 나타나게 되며 왼뺨을 맞으면 오른뺨을 돌려대는 형태의 섬김과 희생 그리고 고난의 방식으로서 이 세상에 하나님 나라 건설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과 시도들을 전개하여야 한다.(물론 절대 사회구원이나 인간 중심의 유토피아 같은 망상을 하는 것을 결코 아니다. 온전한 하나님 나라는 온전히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시에 이루어질 것이다.) 이에 대한 적절한 사례로는 기독교인이 아니 여서 안타깝지만, 좋은 예시가 되는 간디의 비폭력 독립 운동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기독교인 지도자층이 국방의 의무를 소홀히 하라는 것은 결코아니다. 타국의 침략은 마치 노략하는 강도와도 같기에 정의 집행과 질서 유지의 이유로 이 강도들을 살해하는 것은 죄가 되지 않을것이라고 한 칼빈의 대답을 생각해보자면, 결론적으로 피바람이 불게 되는 살육의 의미에서 이뤄지는 전쟁의 경우는 상술한 두 가지 사례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하나님의 뜻에 입각한 투쟁이란 의미에서의 성전은 모든 기독교인이 하나님의 나라 건설을 위한 비폭력 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재림 이전까지 존재한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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