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전쟁
자칭 무신론을 표방하는 수 많은 나의 친구들은 기독 신앙을 비판하는 단적인 예로써, 구약 시대에 타 민족들과의 전쟁을 통해 그들을 무참히 살해하도록 명령하신 하나님에 대해서 언급한다. 사랑과 자비의 하나님이라면서 어떻게 그렇게 잔인하고 반인륜적인 행동을 취하셨느냐는 이야기다. 물론 구약 당대의 사회/문화적 배경과 언약 신학적 관점과 타 민족의 우상 숭배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적 요소에 대한 신학적 설명으로 충분히 반론이 가능한 이야기지만 나는 보통 ‘그래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 있지.’라며 실없게 웃어넘기곤 한다.
사실 전쟁은, 원죄 이후로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가 파괴되면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피조물의 관계도 일그러졌다는 관계성의 붕괴에 기인한다. 전쟁이 발발하는 그 동기적 근본에는 국가와 한 사회 공동체들 사이에서의 집단적 이기심이 작용하고 있으며, 개인은 그런 국가적 이기심에 의한 요구와 필요에 따라 살인을 정당화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나의 국가적 이익과 생존을 위해서 타 민족 내지는 국가 공동체를 위협하는 것은 그 인간 특유의 이기심으로 표출되는 죄성이 한 집단 사회의 정의와 애국심으로 둔갑하는 현장이다. 다시 말해서, 구약 사회는 특별 계시와 하나님의 언약/심판에 입각하여 충분히 변호할 수 있는 전쟁의 상황이 있으면서도, 그 발원의 본질적 요소는 바로 원죄로 인한 인간의 타락성이라는 말이다.
더군다나 현대 사회의 전쟁은 구약 시대와는 동일선상에서 평가할 수 없다. 섣불리 하나님의 섭리나 언약/심판 같은 논리를 함부로 대입하여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전쟁은 살육과 폐허가 남기는 역사적 상처로 기억될 뿐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수단으로 인정될 수 없다. 물론 현대 사회 내에서도 하나님의 섭리와 통치 하에 전쟁의 발발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겠지만, 전쟁의 참혹성에 대한 현실을 즉시했을 때, 개혁신학적 관점에서 현대 전쟁에 대한 초점은, 전쟁에 원인에 대한 신학적 분석이 아니라 전쟁에 의해 비참한 현실을 살아가는 전쟁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또한 국가와 세력 집단의 이기적 선택과 갈등에 따라 강제적으로 전쟁에 참여해야 하는 개인(성도)의 현실적 문제에 대해서, 일단궁극적으로는 그러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하나님의 은혜와 언약을 붙들고 기도하는 것은 기본이고, 또 그러한 정치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사회 구조의 개편과 국제 사회의 평화를 위한 정치 외교적 활약이 시도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전하게 되는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 때는 국가적 이기심이라는 죄의 실재와 그것에 대한 신앙적 거부 의사와 상충함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국가 위기시 국가를 위해 싸워야 하는 군법이 작용하기 때문에 국민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성경적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전쟁과 같은 극단적 상황에서 국가에 대한 개인의 반항이 국제사회의 역학구조에 실제적인 효력을 끼칠 수 있다면 그것은 성경적이고 또 반드시 시도되어야 한다고 볼 수 있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것은 아무런 효력을 가지지 못할뿐더러 반국가적인 행위로 낙인 찍힐 가능성이 많다. 성경에 근거한 반항심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따라서 전쟁 그 자체는 개인으로서 회피할 수 없는 ‘재해’로 인식하여 받아들이고 국가적 선택과 상황에 순응해나가되, ‘거센 폭풍’이 지나간 후에 그 무너진 터전을 다시 세우는 차원에서의 크리스챤의 회복 사역이 현대 전쟁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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