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천년설(Amillennialism). 문자적 천년을 부정하고 상징적 또는 영적으로 해석하는 입장이다.
ⓐ 학설의 내용 및 주장. 천년을 여자적(如字的)으로 보지 않고 완전한 기간, 즉 그리스도의 초림으로부터 재림 사이의 전체 기간을 상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무천년설은 지상에서 실제로 천년왕국이나 혹은 전세계적인 평화와 의의 시기가 도래하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천년왕국을 부인하고 이것을 상징적 또는 우화적인 것으로 처리해 버린다. 이들에 의하면, 본장에 언급된 사단의 결박은 그리스도의 보혈에 의한 성도들의 구원을 의미하며, 본서에 기록되어 있는 사단의 사역의 역사적 진행들은(12:10; 13:1-18; 14-17장; 19:11-21) 한 사건, 즉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의한 사단의 패배만을 계속적으로 반복 강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오리겐(Origen)은 최초로 무천년 왕국설을 주장한 학자로서 천년의 기간을 신약 시대로 보았으며, 중세의 유명한 신학자 어거스틴(Augustine)은 천년왕국이 복음 시대 전기간을 의미한다고 보았고, 그리스도의 통치란 교회가 세속 도시를 영적으로 지배하는 것이라고 했다. 칼빈(J. Calvin)도 이 견해를 지지했으며, 렌스키(Lenski), 카이퍼(A. Kuyper) 등도 무천년론자이다.
ⓑ 시간적 순서들. 무천년론을 지지하는 견해에 의하면, 이 '천년기'의 역사, 즉 시간적 순서들은 다음과 같다.
ⅰ 천년 왕국 기간. 사단이 결박되고(2, 3절) 첫째 부활(중생)에 참여한 성도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복음의 권위로 영적 왕노릇을 한다(5:10).
ⅱ 대배교와 대환난. 천년기가 끝나갈 무렵 사단이 잠깐 놓임을 받아 대배교와 환난이 일어난다(3절).
ⅲ 그리스도의 재림. 천년기가 끝난다.
ⅳ 부활과 성도의 공중 영접. 이미 죽은 신자와 불신자가 심판을 받기 위해 부활하고, 부활한 성도와 생존한 성도가 그리스도를 영접하기 위하여 공중으로 끌어올림을 받는다(살전 4:17).
ⅴ 심판. 악인이 심판을 받고 '둘째 사망 곧 불못'에 던지움을 받는다(14절).
ⅵ 신천 신지의 건설(21:1).
ⓒ 무천년설의 약점. 이 견해는 종말에 세상이 극도로 타락한다는 점과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단의 세력이 등장한다고 주장한 점에 있어서는 전천년설과 일치하며, 천년의 기간이 재림 전에 있다고 주장한 점에서는 후천년설과 일치한다.
그러나 이 견해는 다음과 같은 면에서 약점을 지닌다.
첫째로, 본서를 자세히 연구해 보면 사단의 사역은 ① 땅으로 추방됨(12:10) ② 그리스도를 대적하려는 사단의 시도(13-17장) ③ 그리스도의 재림(19:11-16) ④ 사단의 멸망(1-3절; 19:19-21) 등의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으로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사단의 사역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과만 관련된다는 주장의 허구성을 보여준다.
둘째로, 2절의 '사단의 결박'이 십자가상에서 이미 일어난 것처럼 보는데 현 세상은 결코 사단이 결박된 세상으로 보이지 않고, 오히려 '마귀가 우는 사자처럼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는'(벧전 5:8) 상황으로 인식된다.
셋째로, 이들은 본장에 언급된 첫째 부활(5절)이 성도들의 육체적 부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고 영혼이 거듭나는 중생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하여 인류가 받을 심판의 이중적 성격을 부인하고 성경의 본래적인 의도를 왜곡해 버릴 위험이 있다.
㉢ 전천년설. 전천년설(Premillennialism)은 문자 그대로 예수께서 천년왕국 이전에 재림하신다는 학설이다. 초대 교회에서는 이 전천년설을 정통 교리로 받아들였던 바, 초기 기독교의 교부인 저스틴(Justin)과 사도 요한의 직제자인 이레니우스(Irenaeus)는 전천년설을 지지하였다.
한편 천년왕국 이전에 그리스도의 재림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천년설은 대환난을 기준으로 삼아 '대환난전 재림론-세대주의적 전천년설'과 '대환난후 재림론-역사적 전천년설'로 나누어진다.
먼저 세대주의적 전천년설에 의하면, 그리스도께서는 공중에 비밀 재림하시고 그때 신자들은 휴거되어 공중에서 7년간 혼인 잔치를 하며, 그 동안 지상에 남아 있는 유대인들과 불신자는 7년 대환난을 통과하고, 이 환난을 통해 유대인들은 대규모로 회개할 것이다. 이 7년이 끝나면 주님은 성도들과 함께 지상에 재림하여 천년왕국을 건설하신다.
그 다음 역사적 전천년설에 의하면, 그리스도께서는 천년왕국 전에 지상에 한번 재림하시고 공중과 지상에 두번 재림하시지 않는다. 즉 교회는 유대인이나 불신자들과 함께 환난을 통과하며, 그 환난 후에 주께서 재림하시고 성도들은 그를 영접하기 위해 휴거되며 함께 지상에 내려온 다음에 천년왕국이 어떤 변형된 세계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본다.
'서울신학·총신신대원 > 교의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틴 루터의 칭의론 그 때와 지금… (0) | 2014.10.11 |
---|---|
제 6장 논리(logic)와 증거(evidence)② (0) | 2014.10.09 |
율법과 복음 (Law & Gospel) (0) | 2014.10.09 |
자유의지/성화 (0) | 2014.10.09 |
변증법/철학자의 말 (0) | 2014.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