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탄생과 아이러니의 승리-⑤
이 단락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10절에서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가 자라자 그 아이을 바로의 딸에게 데려간다. 바로의 딸은 아이를 자기 아들로 삼는다. 그리고는 그 아이의 이름을 모세라고 짓는다. 이어서 내레이터는 그 이름에 대해 "이는 내가 그를 물에ㅓ 건져냈었음이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이 이름의 기원과 내레이터의 해설의 타당서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우선 그린버그는 모세라는 이름은 "건지다라는 의미를 가진 히브리어 동사 마샤의 칼분사 능동형이므로 "건져내는 자"라는 뜻을 갖게 되는데 본문 속에서는 건짐을 받은 것은 모세 자신이기 때문에 분사 수동형인 마수이가 대신 사용되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어떤 학자들은 모세란 이름이 히브리어에서 파생된 것이 아니라 원래 "...의 아들"을 의미하는 이집트어 단어에서 왔다고 본다. 고대 이집트의 프타모세, 투트모시스 등의 이름이 이 단어를 상ㅇ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이처럼 이집트어로부터 모세란 이름이 파생되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은 바로의 딸이 히브리어를 알았을 가능성이 희박하므로 이 이름이 이집트어로부터 파생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물론 이 두번째 주장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반박거리들을 구약성경 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례로 우리는 바로 느고가 엘리야김을 여호야김으로, 느부갓네살이 맛다니야를 시드기야로 개명시킨 경우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왕하 23: 34; 24:17). 이 경우를 보면 외국의 통치자들이 유다의 왕들을 다른 히브리어 이름으로 개명시킨 경우들이다. 그러므로 바로의 딸 역시 히브리인들에게 자문을 구해서 모세에게 히브리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보지 말란 법이 없다.
구약성경의 이름들의 어원 및 의미에 대한 논의는 매우 복잡하다. 위의 견해들에 대해서 다음 몇 가지 사항들을 정리해볼 수 있다. 우선 모세란 이름이 히브리어가 맞다면 바로의 딸은 원래는 수동형으로 써야 할 것을 부지불식간에 능동형으로 잘못 씀으로써 모세의 운명을 예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를 구원한 자가 그에게 "구원자"란 칭호를 부여해준 것이다.
만약 모세가 이집트어 이름인 경우 내레이터는 이집트식 이름을 의도적으로 히브리식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이집트식 이름이 히브리어로는 아이의 운명을 예견하는 이름이 되는 또 하나의 통렬한 아이러니가 이 본문에 나타나 있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결국은 어떤 식의 해석을 따르던 간에 모세란 이름이 구원자로서의 아이의 운명을 예견하고 있는 이름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 단원을 끝내기 전에 한 가지 지적할 점은 1-2장에서 여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1장의 산파들, 그리고 2장의 모세의 어머니, 누이, 바로의 딸, 그리고 다음 단락에서 등장할 모세의 아내 십보라 등은 다 모세를 낳아주고 생존할 수 있게 해준 여인들이다. 한 영웅의 탄생을 그리스데 있어서 여인들의 존재만큼 적절한 존재들은 없을 것이다. 영웅의 등장은 단순히 어떤 한 사람의 수고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이 여인들의 뒤에서 섭리의 줄을 쥐고 계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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