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역사신학

안식일

예림의집 2012. 9. 30. 18:08

안식일

 

  안식일 제도는 하나님의 창조 활동의 약식의 구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세상을 창조하시고 6일 후에 하루의 휴식을 둠으로써 하나님은 그의 창조의 구성적인 약식을 세우셨다.

  창조 질서에서 안식일 원리의 중요성은 6일의 창조 활동 후에 하루의 휴식이 따라오는 그 형식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것은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복주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셨다"고 하신 말씀에도 명확히 나타난다(창 2:3).

  그의 창조 활동과 관련하여 안식일을 "복주셨다"고 성경이 기록할 때에는, 하나님이 아무 뜻없이 허공에다 대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자기 자신에 대해 그 날을 축복하신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이 안식일을 복주셨다 함은 그의 창조에 대해서 특히 인간과 연관되어 있다. 예수님이 지적했듯이 "인간을 위히서 안식일이 생겨난 것이다(막 2:27). 그것이 창조 전체와 인간에게 좋기 때문에 하나님은 안식을 제정하셨다.

  도덕폐기주의나 세대주의, 어떤 것도 안식일의 창조 규례를 준수해야 하는 오늘날 기독교인의 의무를 없애지는 못할 것이다. 모세 이전에 안식일 준수에 관한 뚜렷한 명령이 없다고 해도 이것은 안식일 원칙을 율법 시대의 일시적인 법으로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안식일 축복의 창조적인 특징은 기억해야 한다. 태초부터 하나님은 안식일에 특별한 축복을 세우셨다.

  십계명의 넷째 계명은 그 필요조건의 근거로서 안식일의 창조적 특징에 호소하고 있다. 창조에서 하나님의 일과 휴식 양식 때문에 인간은 "안식일을 기억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해야 한다(출 20:8, 11). 들의 짐승까지도 이 안식에 참가해야 하는데(10절), 이것은 전 창조 세계를 안식일 제도로 축복하려는 하나님의 의도를 나타낸다.

  하나님은 인간을 일의 노예에서 구출함으로써 안식일을 통해 복주셨다. 하나님의 은혜로 6일만 노동함으로써 7일을 살 수 있도록 준비하셨다. 하나님은 일년의 52일, 열두 달 중, 한달 반 가량을 일에서 쉴 수 있게 해주셨다. 하나님이 일곱째 날을 택하여 안식하신 것처럼 인간도 안식해야 한다. 이 날에 여호화는 모든 창조 사역으로부터 쉬시고 "평안을 얻었다(출 31:17). 같은 방법으로 하나님의 사람들은 이 날과 연관하여 "평안을 얻어야  한다(출 23:12)."

  안식일을 거룩하게 한다는 것은 하나님이 창조주로서 기억되는 방식을 세우셨다는 것을 나타낸다. 인간이 하나님을 예배하는 데에는 시간을 전하는 것이 온당하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함으로써 하나님은 인간들의 노력의 결과뿐 아니라 그들 자신도 정규적으로 하나님 앞에 구별되이 드려져야 함을 기대하신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신 것이다.

 

  계속되는 성경의 계시를 통해 안식일의 원리가 하나님 백성 가운데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안식년과 희년까지도 더하여 기념하도록 가르침을 받았다.

  7년에 한 번씩 이스라엘 땅도 여호와께 안식을 기념하게 되어 있었다(레 25:1-7). 이 안식의 목적은 인간을 쉬게 할 뿐 아니라 땅을 보호하려는 것이었다. 땅은 "여호와께 대해 안식하였다(레 25:4)." 땅이 비록 인간의 손에 있을지라도 무제한 소유물은 아니었다. 독특한 의미에서 그 땅은 여호와께 속한 것이었다. 동시에 안식년은 세상에 관련된 인간의 모습을 잘 나타내 준다. 인간은 이 세상에 포로된 자가 아니다. 하나님이 백성이 존재하는 큰 목적은 땅의 "끊임없는 경작"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 "자상의 열매를 평화롭게 즐기며" 사는 데 있는 것이었다.

  이스라엘은 또한 희년을 기념했다. 안식년이 일곱 번 지나간 끝에는 특별한 축하행사가 거행되었다. 매 50년째 되는 해는 특별한 안식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레 25:-22) 이 해에는 나팔이 울리고, 온 땅에서는 자유가 선포되었으며(9절), 모든 채무가 면제받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사야 선지자가 메시야의 오심과 관련된 자유의 선포를 표현하는 데 이 안식의 의미를 상하였다(사 61:1-3). 그리스도 자신은 나사렛에서 가르치기 시가할 때 자신의 전도 사업을 특정화하는 데 이 예언적 구절을 인용했다(눅 4:18-19)

 

  그리스도의 사역과 관련된 안식의 개념이 넓게 사용되는 것은 성경에서의 안식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준다. 안식은 일주일의 안식, 일곱번째 해의 안식, 희년 같은 반복적이고 거룩한 형태만을 나타낼 뿐 아니라, 그것은 또한 역사 흐름의 선적(linear)인 형태를 타나낸다. 안식의 개념을 통해 전체 인간 역사를 통한 하나님과 인간과의 관계 형태가 어떻게 진전되어 가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여호수아에 의하여 이스라엘이 승리한 이후에 얻은 "안식(rest)"은 안식 원칙과 잘 부합된다. 이스라엘은 애굽의 포로생활에서 광야생활을 통해 가나안의 "안식"을 향히 가고 있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모든 적을 이기게 하고 이스라엘에게 주시고자 한 "안식"을 예언하고 있다(신 12:9, 10). 이어서 시편 기자는 광야에서의 그들의 죄 때문에 하나님이 이스라엘에 안식을 줄 것에 대해 거절하셨다고 말한다(시 95:11). 신약성경은 이 역사를 안식원리로서 해석하고 있다. 여호수아가 이스라엘에게 "안식"을 줄 수 없었기 때문에 "안식(sabbath)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히 4:8, 9). 그러므로 "안식"은 하나님 백성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를 주고 있다. 이스라엘의 반복적인 매주의 예배 형태에서뿐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 질서 속에서 안식은 이스라엘 역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안식일 준수의 두 가지 이유는 하나님과 그의 백성 간의 역사적인 관계에서 주어지는 커다란 두 가지 요점에 있다. 이 두 가지 사건은 동등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창조가 하나니므이 백성을 처음 생겨나게 한 것이라면, 구원은 하나님의 백성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어느 경우에도 안식은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새 계약에서 안식의 위치를 생각해 볼 때 이 관점은 기억되어져야 한다. 죽음에서 살아나심으로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구원 목적을 완성했다. 새 생명으로의 부활은 세상 창조만큼의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의 부활로 새 창조가 생겨난 것이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리스도의 부활은 하나님의 초초의 창조활동을 능가하는 사건이었다. 하나님은 그의 창조-구원계획을 부활 속에서 최후로 완성시켰다. 처음 창조로 이 세상이 만들어졌지만, 부활의 창조는 이 세상을 완전케 만들었다.

  이런 이유로 기독교인은 역사를 전혀 다르게 본다. 그는 단순히 다가올 구원을 기다리지 않는다. 그는 장래의 안식을 희망하지만은 않는다. 그는 이미 성취된 구원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는 과거에 이미 가져다 준 것을 기초로 확신하며 서 있게 된다.

  그러므로 새 계약은 안식의 관점을 과감히 변경시켜 놓은 셈이 된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오늘날 신자는 옛 계약시대 사람들의 안식일 양식을 좇지 않는다. 그는 안식일을 기다리며 엿새의 노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부활하신 우주적 사건으로서 이미 달성된 안식 속에서 기뻐하며 일주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그리스도가 이미 달성한 승리를 통해서 성공을 확신하며, 6일 동안의 일에 즐거이 참여하게 된다.

  신약시대 신자에게 있어 구약시대 안식법의 의미를 생각해 볼 때, 구약시대의 실재로서 계속적인 핵심인가 또는 그것들을 둘러싼 일시적인 껍질인가를 구별해야 한다. 안식일은 "십계명"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새 계약의 수령자들에 대해 안식년이나 희년에는 적용되지 않는 강제적 성격을 갖고 있다. 안식일을 기념하는 날이 일곱째 날에서 주의 첫째 날로 바뀌었지만, 기독교인은 여전히 바뀐 그날을 안식일로 기억하여 거룩히 지켜 일을 하지 말고 다른 일에 종사하지 말아야 한다. "십계명"이 구속력은 그것이 하나님 자신의 본성을 반영한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아브라함 계약의 핵심인 믿음의 원리와 마찬가지로 모세 계약의 핵심인 "십계명"도 새 언약의 신자에게 구속적인 특징을 주고 있다.

  완성의 때에 하나님의 백성은 끊임없는 영원한 안식 속에 완전히 들어갈 것이다. 지금은 하나님의 백성을 위해 영원한 안식이 " 이직 남아 있다."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 상태에 들어갈 때 그들은 새 창조의 완성적인 안식을 알게 될 것이다(히 4:9,10 참조).

  이상을 요약해 보면, 창조 질서의 안식원리는 성경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나타난다. 반복적인 예배 경험의 형태에서 또 완성적인 역사 형태에서 안식 규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규례는 역사를 진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창조 때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안식은 구원에서 하나님의 목적을 완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