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구약신학

출애굽기의 구조 및 내용 개관

예림의집 2012. 9. 26. 22:27

출애굽기의 구조 및 내용 개관

 

  출애굽기는 다음과 같이 다섯 부분으로 나누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론(1:1-7)

      출애굽(1:8-15:21)

      광야여정(15:22-18:27)

      시내산 언약(19:1-24:11)

      성막 건설(24:12-40:38)

 

  서론(1:1-7)은 나머지 네개의 단원들에 비해서 극히 미미한 정도의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하나의 독자적인 단원으로 취급되어야 할 이유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첫째, 시간적인 측면에서 1:1-7은 출애굽기의 나머지 부분들과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우선 출애굽기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3-40장은 모세가 소명을 받은 때부터 시작해서 성막을 완성하기까지의 약 1년 정도의 기간을 다루고 있다(출 3-40장; 참고, 출 12:2; 40:2, 17). 그리고 1:8-2:2의 기간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을 것이다. 반면 출 1:17은 야곱과 열 두 아들이 가족을 데리고 애굽에 이주한 때로부터 시작해서 1:8의 "요셉이 알지 못하는 새 왕"이 등장해서 이스라엘을 박해하기 전까지의 몇백년의 시간을 포괄하고 있다. 이 짧은 단락의 시간의 길이가 책의 나머지 모든 부분의 시간의 길이보다 훨씬 더 긴 것이다. 이처럼 이 단락은 시간적인 측면에서 확연히 다른 단원들과 차이가 난다.

  둘째, 등장인물의 측면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난다. 3-40장에서 주인공은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이다. 그리고 출 1:8-2:25의 경우에도 주인공은 이들과 가까운 세대의 사람들이다. 그러나 1:1-7에서는 야곱과 열두 아들로부터 시작해서 모세의 시대에 이르기 전까지의 수많은 세대가 그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셋째, 주제적인 측면에서도 1:1-7은 이후의 본문들과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이 단락은 야곱과 그의 열두 아들들이 어떻게 "생육하고 불어나 번성하고 매우 강하여 온 땅에 가득하게(1:7)" 되었는지에 초점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에 이어지는 본문들은 어떻게 이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지독한 고통을 당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고통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이들을 구원해내셨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점들에 있어서 1:1-7은 이후의 본문들과 확연하게 구분된다. 따라서 이 단락은 그 분량이 상당히 적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적인 단원으로 다루어줄 필요가 있다.

  두번째 단원인 1:8-15:21과 세번째 단원인 15:22-18:27도 역시 선명하게 구획선을 그릴 수 있다. 첫째, 15:1-21은 두번째 단원의 하나님의 구원 행위를 기념하는 두 개의 노래(15:2-18; 15:21)를 담고 있는데, 이 노래들은 두번째 단원과 세번째 단원을 확연하게 나누어 준다.

  둘째, 두 단원은 장소적인 측면과 주제적인 측면에서 구분된다. 두번째 단원의 중심무대는 애굽이고, 세번째 단원의 중심무대는 광야이다. 또 두번째 단원의 중심 주제는 애굽의 압제로부터의 구원이고, 세번째 단원의 중심 주제는 광야에서의 하나님의 돌보심이다.

  특히 시내산 언약을 다루고 있는 네번째 단원이 장소, 주제 등의 측면에서 볼 때 앞의 단원과 분리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 네번째 단원과 다섯번째 단원의 경계선이 어디인가 하는 점이다. 대부분의 주석서나 연구서들은 이 책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24:11에서 단원을 나누지 않고 24장의 끝인 24:18에서 문단을 나눈다. 그러나 이 두 단원 사이의 구분선을 24:11에서 그어야 할 선명한 이유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첫째, 이 두 단원을 이중의 인클루지오(inclusio, 수미상관법)를 통해서 서로 구분된다(19:7-8과 24:15-18과 40:34-38). 둘째, 다섯번재 단원의 시작점인 24:12에는 앞에서 전혀 나오지 않는 새로운 주제인 "돌판"이 등장함으로써 앞의 단원과의 확실한 구분점으로 작용한다. 이 돌판은 24:12-40:38 전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점들은 결코 24:12-18을 네번째 단원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