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는 말이야~
50대가 되니, 일로든 개인적으로든, 저보다 어린 사람과 만날 일이 늘었습니다. 평소 마음속으로 "꼰대는 되지 말아야지!"하고 다짐했는데, 정신 차려보면 “나 때는 말이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면, 도움을 주려는 뜻이었다고 변명하곤 하지만, 상대방 입장에서는 듣고 싶지 않은 조언일 수 있음을 되새기려고 애씁니다. 대화를 잘하는 법은 날마다 고민하고 공부해야 하는 고로, 저에게도 어려운 과제입니다. 확실한 것은, 대화를 잘하려면 잘 들어야 합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일이 저의 직업이다 보니, 잘 들어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주 실감합니다.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자신감이 생겨서 마음의 어느 갈피에 있었는지도 모를 언어들이 술술 나옵니다.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에서도 잘 듣는 태도는 중요합니다. 상대가 말하는 동안, 눈을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 추임새를 넣거나 자세한 내용을 물어보는 것, 이런 태도가 곧 잘 듣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상대가 내 이야기에 집중한다는 것을 확인하면, 이야기에 힘이 실리고, 의미 있는 존재로 인정받는 느낌이 듭니다. 잘 듣는 것만으로도 타인을 존중하는 실천을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잘 듣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개 사람들은 듣는 것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말을 끊고 끼어들어 이야기를 가로챕니다. 지위가 더 높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말하는 시간을 독점하려 하기도 합니다. 추운 날, 길에서 두 사람이 서있는 장면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두 사람은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눠 마시고 있습니다. 내가 한 모금 마셨으면, 상대에게 건네주어야 합니다. 내가 잔을 너무 오래 쥐고 있으면, 상대방은 추위에 떨게 마련입니다.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서 길게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주 살펴봐야 합니다. 내 이야기를 멈추고 듣는 자리로 이동해야 합니다.(김항심)
그렇습니다. 저도 설교를 하다 보면, 아멘으로 응답하거나 고개를 끄덕여서 수긍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분이 계시면, 더욱 힘과 용기를 얻게 되고, 생각지 못했던 말씀의 은혜를 나누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단어, 마음에 세기는 단어 중에 "경청"이 있습니다. 온 신경을 상대방에게 쏟고 그의 입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해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것입니다. 경청할 때,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도 열립니다. 물론 이야기를 듣다 보면, 끼어들고 싶은 유혹이 들 때도 많지만 꾹 참고 듣는 그 자체가 상대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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