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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행복한 연주자

예림의집 2023. 1. 31. 09:20

가장 행복한 연주자

물론, 아닙니다. 저 역시, 지면이 모자랄 만큼 많은 좌절과 인생의 바닥을 경험했습니다.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 저의 연주소리가 더욱 깊어지거나 멋진 소리를 내고 있노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다른 곳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그분에 의하여 진정한 마음의 소리를 내는 법을 배웠고, 음악인으로서의 삶은 완전히 변했습니다.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 영원히 변치 않는 유일한 사랑으로, 117개국에서의 연주를 넘어, 지금 저는 연주자가 아닌 물자 배달원, 구조원으로 우크라이나 이곳저곳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내면에는 그분의 아름다운 연주가 끊임없이 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연주자입니다. 왜냐하면, 인생의 밑바닥에서 만난 가장 높은 곳에 계신 그분과 함께 다니면서 연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을 넘다 보면, 우크라이나 하늘의 수많은 별들과 별똥별을 보게 됩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그동안 가졌던 전쟁에서의 트라우마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저에게는, 제가 구조했던 수많은 아이들과 엄마들, 노인들의 얼굴에 비친 안도의 미소, 함께 한 동지들이 있을 뿐입니다.

현재 제가 일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현지 창고는 7개인데, 그중 가장 큰 곳에서는 약 48명이 봉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3월 초부터 직원들에게 소정의 월급을 지급했는데, 그들은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서 창고 앞에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그들도 난민이고 전쟁 피해자인데.. 오늘 최전방에 물자를 전달하다가 내일 죽을 수도 있는 그들이, 모든 것을 다 잃은 그들이, 그 진실과 만나는 순간, 저는 끝없이 작아졌습니다. 세상에 없는 평안과 사랑이 그들 얼굴에 있었기 때문입니다.(송솔나무/플루티스트)

저는 이 글을 읽고 할 말을 잃었습니다. 송솔나무 님은 세계적인 플롯 연주가입니다. 그러니, 그 험한 전쟁터에서 봉사하지 않아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의 연주회를 간절히 사모하면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지금 총탄이 언제 날아와 그의 목숨을 앗아갈지도 모르는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세계 117개국에서 연주회를 가졌다고 합니다. 그의 내면에는 그분의 아름다운 연주가 끊임없이 들리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연주자는 예수님처럼 자신을 희생하여 누군가를 돕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