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능력으로 살겠습니까?
내가 아는 한 목사님은 언어 감각이 탁월해서 히브리어뿐 아니라 고대 언어에도 능통했습니다. 어렵지 않게 미국 유학을 갔고 히브리어를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유학 생활 중에 병이 찾아왔습니다. 뇌의 신경 세포 중 학습한 것을 기억하고 저장하며 언어 구사와 관련된 기능을 가진 중추 신경 세포가 파괴되는 병을 얻은 것입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지식을 머릿속에 넣어 두었는데, 그것들이 다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하는 수 없이 중도에 공부를 포기하고 한국에 돌아온 그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이야기하는 동안 그분의 형편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심각한가 하면, 어떤 경우에는 그분 자신이 강단에 서서 설교를 할 때 바로 앞 단락 내용조차 기억이 안 난다고 했습니다. 그 목사님을 위로하느라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정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너무 안타깝고 억울한 병입니다." 그랬더니 목사님이 의외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닙니다. 저는 지금 이 과정이 하나님께 참으로 감사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왜 감사하는지를 설명했습니다. 그분의 말을 듣는 동안 저는 자신에게 일어난 불행한 일들이 어떻게 은혜가 되고 행복이 되고 능력이 되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뛰어난 언어 습득 능력과 지식과 같이 자신을 강력하게 만드는 그 무엇을 의지했다면, 이제는 오직 주님 한 분만을 철저하게 믿고 의지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그 목사님은 복음을 경험하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약함 대문에 주님의 일하심이 드러난다면, 그 약함은 얼마나 영광스러운 것인가요? 사도 바울은 자신의 약함이 도리어 복음이 된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슈퍼맨이 되고자 해서는 안 됩니다. 힘겨운 삶의 자리에서도 주님만을 철저하게 믿고 의지하는 것이 참된 능력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이찬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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