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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림의집을 시작할 때 쓴 글..

예림의집 2020. 12. 12. 11:30

예림의집을 시작할 때 쓴 글.. 

15년간 찬양사역을 하면서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너무나도 과분한 은혜와 사랑을 주셨습니다. 때로는 좌절하고, 넘어지고, 흔들리고, 도망가고, 슬피 울고, 원망도 많이 했지만 하나님은 단 한번도 날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2007년도 봄.... 
하나님은 저에게서 모든 것을 걷어가셨습니다. 그동안 쌓아 왔던 명성, 인맥, 지식, 사역지..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 않고 불사르셨습니다. 처절한 패배자의 모습으로 주님께 울부짖었습니다. "하나님을 위해 목숨까지 받쳐가며 충성했는데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입술이 부르트고 목이 상하도록 하나님만 찬양했는데 무엇이 문제입니까?" "정녕 하나님께서 저를 버리신 건가요?" 하나님께 원망도 하고 울기도 하고 매달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침묵하셨습니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내가 자란 서울의 면목동으로 올라왔습니다. 하나님께 버림받았다고 생각했던 난 이제 더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15년 동안 발이 닳도록 전국을 헤매며 예배의 회복과 찬양의 부흥을 위해 살았던 내 삶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만나고 싶었던 사람, 내가 다니던 중곡 국민학교, 내가 자란 교회들을 둘러보고 생을 마감하려고 했습니다. 더 이상 살 가치가 없기에.. 용마폭포 위에 올랐습니다. 뛰어 내리려고 했습니다. 이것이 일곱 번째의 자살 시도.. 
강하고 급한 바람이 나를 밀쳐 냈습니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억울하지 않는가? 그래도 왔다간 흔적이라도 남겨 놓고 가야지..."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내려오는 길 내내 내 귓가에 흐르는 소리.. 왔다간 흔적이라.. 그리고 내려와서 만든 곳이 "예림의집"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내 한스러운 인생, 모진 사연 하소연이나 하려고 만든 카페입니다. 결코 믿음이나 계시나 은혜로 만든 곳이 아닙니다. 아무도 없었기에, 아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그냥 만들어 보았던 것입니다. 주저리 주저리 글들을 남겨보았습니다. 하나님 원망하는 글, 부모 원망하는 글, 15년 동안 정말 헛살았나 하는 푸념들.. 처음의 예림의집은 그런 글들로 가득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이 나를 변화시키고, 회복시키고 더 단단히 만들 줄이야!! 카페가 변화하듯, 내 자신도 변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는지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곳이라고 여겼던 예림에집에 한 명, 두 명.. 식구가 늘어갑니다. 모두들 상처 입은 영혼들.. 비록 얼굴은 마주 볼 수 없지만 서로 위로하며, 서로 격려하며, 서로 사랑하며 서로 힘이 되었습니다. 지금이 예림의집이 되기까지 그것은 아마도 하나님의 개입하심으로 가능했을 것입니다. 분으로 가득 찼던 원망의 마음이 하나님을 향한 상한 심령이 되게 하시고 위로하시고, 치유하시고, 회복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