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서 화장실을 찾지 못하셨군요?”
아이들 방도 없는데 어머니까지 모셔야 한다는 말에, 아내는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았습니다. “지난번처럼 말없이 집에 가지 말고, 내 집이다 생각하고 지내세요.” 아내는 일하는 틈틈이 집으로 와서 어머니 점심을 차려주었습니다. 어머니는 미안했는지 혼자 챙겨 먹겠다고 했지만, 가스 불을 켜놓아 집에 불난 뻔한 적이 있어, 선뜻 맡기지 못했습니다.
며칠 뒤 새벽,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함께 거실에서 주무시던 어머니가 안절부절못했습니다. 화장실을 찾지 못해서 거실에 실례한 것입니다. “어두워서 화장실을 찾지 못하셨군요?” 아내는 별일 아닌 듯 이야기했습니다. 놀라면 어머니가 더 충격받으리라 생각하고 배려해서 한 말일 겁니다.
어느 날 저녁,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집에 푸릇한 게 없어.” 어머니는 우리 집에 나무 하나 없는 것을 아쉬워했습니다. 이튿날 아침, 아내는 온갖 살림이 가득한 베란다를 청소했습니다. 그러곤 화원에서 화초를 사 왔습니다. “한평생 시골에서 사신 어머니가 초록색이 얼마나 그리웠겠어요?” 어머니의 허전함을 다 채울 순 없지만, 가족들의 마음을 깨우는 건 확실해 보였습니다. 아내와 아이들, 어머니가 있어 다행입니다.(출처; 좋은생각, 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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