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자(Remnant) 사상
"지면의 모든 생물을 쓸어버리시니 곧 사람과 가축과 기는 것과 공중에 새 까지라. 이들은 땅에서 쓸어버림을 당하였으되 오직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던 자들만 남았더라(창세기 7:23)"
하나님이 노아에게 예고하신지 120년이 지나자 세상은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대홍수로 멸망을 당하게 됩니다. 참으로 무서운 하나님의 심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담과 하와의 범죄 이후 모든 인간은 본질상 죄인이 되었고 그 결과 죄가 세상에 만연해지자 하나님의 심판에 의한 인류의 멸망은 피할 길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홍수를 통해 당시 모든 사람을 심판하시면서도 약속하신 구원의 역사를 이어가시기 위한 방편으로 노아의 8가족들을 남겨두십니다. 그들이 바로 남은 자(Remnant)입니다.
여기서 남은 자(Remnant)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역사를 이루는 과정에서 인간의 죄악과 타락으로 인한 심판이 주어질 때마다 약속된 구원을 이루시기 위한 방편으로 남겨두신 소수의 의인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리고 남은 자 사상이란 남은 자들을 통해 구속사가 최종적으로 실현되는 그날까지 추호의 단절도 없이 이어진다는 오묘한 진리를 보여주는 사상입니다. 전 인류의 조상인 아담은“자신의 선악과 범죄로 즉각 심판 당해야 했지만 새로운 언약의 체결로 심판 유예의 은혜를 입고 구속사에 참여한 자”가 되었으므로 남은 자의 효시로 보게 됩니다.(창 3:8-24) 그 뒤를 아벨을 대신해서 태어난 셋(seth)이 이어받게 받게 됩니다.(창 4:25)
그러나 이 남은 자 사상이 결정적으로 드러난 사건은 바로 대홍수 심판에서 노아의 가족 8명을 남기신 일입니다.(창 7:23) 이어 아브라함을 택하셔서 구약 선민 이스라엘의 조상이 되게 하셨고 그들을 구속사의 핵심 통로로 삼으신 사건도 남은 자 사상의 큰 지류로 볼 수 있습니다.(창 11:31) 소돔과 고모라 심판 때에는 롯의 가족을 남기셨고(창 19:1-29), 애굽에서의 유아 살해 사건 때(출 1:22), 그리고 광야에서의 심판으로 출애굽 한 성인 남자가 모두 죽었을 때(민 14:24-30)에도 하나님의 구속사를 이끄시는 원리가 남은 자 사상에 남아 있음을 보게 됩니다.
세월이 흘러 신약 시대가 되면서 구원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구속사의 전개와 남은 자 사상에도 놀라운 발전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세례요한은 메시아의 도래를 선포하면서 회개의 메시지를 통해 과거의 죄악된 생활을 청산하고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사람만이 구원을 얻어 남은 자의 대열에 들 수 있다는 남은 자의 자격을 강조했습니다.(마 3:8)
여기서 신구약 시대를 막론하고 엄밀한 의미에서의 남은 자는 혈통적인 이스라엘 민족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구원할 자로 선택하신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들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서 바로 우리가 이 시대의 남은 자가 되어야 한다는 시대적인 소명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즉 우리가 과거 믿음의 선배들을 통해 복음을 전해 듣고 구원을 얻었듯이 이제는 복음을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전함은 물론 후대들을 통해 하나님의 구속사를 이어가게 할 책임을 맡은 이 시대 남은 자들인 것입니다.(롬 1:14)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구속사를 이어갈 이 시대의 귀중한 하나님의 남은 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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