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 사역†/조은

가난한 사람..

예림의집 2020. 8. 4. 07:40

가난한 사람..

 

저는 노래하는 거 말고는, 특별히 잘하는 게 없는 사람입니다. 저에겐 정말이지 내세울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솔직히 저는 가난한 사람입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기적이요, 은혜입니다. 그리고 저는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대학에 다닐만한 형편이 되질 못해서 상업고등학교에 진학해야만 했고 졸업하자마자 취직을 해서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누군가가 '어느 대학 나왔느냐' '전공이 뭐냐'라고 물으면 저는 할 말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건강하게 태어나지도 못했습니다. 결혼하기 전에 몸무게가 39kg이었지요. 조금만 걸어도 어지럽고 힘이 들어서 여행도 다니지 못했습니다. 아이를 낳고는 저 혼자서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서 늘 남편 신세를 져야만 했습니다.

그만큼 몸이 약했고 지금도 역시 그런 편입니다. 제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노래하는 것뿐입니다. 그저 노래할 수 있는 즐거움, 그 즐거움이 내 삶을 지탱해 주는 요소가 되었지요. 그래서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젊은 시절에 각종 가요제에 출전하여 입상도 여러 번 했었답니다.

그러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할 수 있는 것이 노래밖에 없었고 또 노래하는 즐거움으로 사는 사람이, 어떻게 가수되는 꿈을 접고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하여 목회자의 아내로 살아왔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사모가 되겠다고 기도한 적도 없었고, 사모로서의 삶은 더더욱 자신이 없었음에도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아무튼 그렇게 목회자의 아내로 근 30년을 살아왔네요. 목회를 하는 동안에는 늘 영적 전쟁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노래를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2,3년 전에 남편은 진지하게 저에게 제안을 하더군요. “당신에게는 귀한 달란트가 있다. 그건 바로 노래하는 거다. 하나님이 당신에게 준 그 재능을 묻어두지 말라. 더 늦기 전에, 당신의 그 재능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쓰임 받았으면 좋겠다.”

물론 그냥 노래하는 것이 아닌, CCM 사역자로 산다는 것 또한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더 나이 먹기 전에 주님을 위해서 좀 더 값지게 일할 수 있다면 참 좋은 일이겠구나라는 생각으로 그 삶을 결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찬양 사역자의 삶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갑상선암이 찾아왔고, 하필이면 그것이 성대 신경에 가까이 붙어있어서 수술 후에는 노래를 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그것이 바로 노래하는 것이었는데.. 나의 버팀목이 되어 주었고 고단한 삶 속에서 유일하게 즐거움을 안겨 주는 그것이 바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는데.. 왜 하나님은 그것까지도 내게서 빼앗으시려는 걸까.. 도대체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

저는 그때의 상황들을 담담히 받아들이려고 애썼지만, 실상 마음 깊은 곳에서는 '혼란'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무턱대고 수술부터 할 수는 없었습니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분명한 뜻을 깨닫기 전에, 감정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수술을 보류하고 하나님의 뜻을 계속 물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저에게 어떤 응답도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났는데, 암세포가 임파선으로까지 전이가 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고, 그때 저는 이런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지금 수술을 결정하고 진행합니다. 수술은 의사가 하지만 모든 권한은 주님께 맡깁니다. 수술 후에 노래할 할 수 있게 되든, 아니면 할 수 없게 되든, 그저 주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순종하며 나아가겠나이다. 어떤 상황이든 믿음으로 받고 주께서 이끄시는 대로 내 삶을 맡기렵니다. 내 생명까지도.. 예수님, 사랑합니다.” 이렇게 기도한 후에, 정말이지 거짓말처럼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런데 수술 후에 기적같이 다시 노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며칠 전 어떤 목사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에 참으로 귀한 말씀을 제게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을 보시기 위하여 가장 소중한 것을 요구하신다. 아브라함에게 있어서 100세에 얻은 외아들 이삭보다 더 소중한 게 어디에 있겠느냐. 그런데 하나님이 그 아들 이삭을 바치라고 하셨을 때 아브라함의 심정이 어땠겠냐. 그런데도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에 무조건 순종하지 않았느냐. 그게 믿음이다. 그때 하나님의 사자가 아브라함을 향하여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알았노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렇게 아브라함은, 하나님 앞에서 그의 믿음이 인정받았고, 비로소 하나님의 약속하신 복을 받는 축복의 사람이 된 거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조은 선교사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그것으로 믿음을 시험하신 거다. 그리고 선교사님은 그 믿음의 시험을 통과하셨다. 이제부터는 축복의 사람으로 살게 될 것이다."

저는 그 목사님의 그 말씀을 들으며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때때로 성숙하지 못한 인격으로 자신에 대하여 실망할 때가 많습니다. 가진 게 없다 보니 본의 아니게 주는 것보다 받는 게 더 많은 인생이라서 그 때문에 마음이 무겁기도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하나님은 나의 손을 붙들고 계시기에 저 또한 포기하지 않으려 합니다. 늘 넘어지고 실수가 많은 인생이지만 그래도 다시 주님 손잡고 일어서려 합니다. 좋은 날이 오겠지요. 암요.. 그런 날이 오겠지요. 주 안에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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