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문제
북한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통일 문제에 대해서는 더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합니다. 어떤 탈북민들은 남한에 온 뒤 정부 예찬론자가 되어 목소리를 높입니다. 어떤 탈북민들은 미국이라는 이름을 매우 싫어해, 같은 민족끼리 자주독립으로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교회 안에 있는 믿음 좋다는 탈북민들조차 정치적인 통일을 운운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맞을까요?
한 번은 한 탈북민이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목사님, 그리스도인들이 기도하는데 북한은 왜 안 무너지나요? 왜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안 들어주시나요? 그 정도로 기도하고 유엔의 경제 제재를 받았으면 철옹성 정권도 무너져야 되는 거 아닌가요? 다른 나라였다면 무너져도 열두 번은 더 무너졌을 것 같아요."
나는 단순해 보이는 그의 질문을 깊이 묵상해 보았습니다. '기도하는데 북한 정권은 왜 쉽게 무너지지 않을까?' 공동체를 섬기면서 북한에 대해 공부하는 가운데,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북한은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체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북한 2,500만의 인구 중 300만의 평양 시민이 북한 체제를 지배하는 엘리트 계층으로서, 이들은 북한 체제를 공고히 하는 핵심 인력들입니다. 이것이 북한의 사회 구조를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가 됩니다.
우리는 탈북민이 북한을 아주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에게는 의외로 북한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정보가 있더라도 부분적이며 제한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부분적으로 아는 것을 전체적으로 확대 해석하려는 탈북민이 많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가끔 거친 논쟁으로 비화되기도 하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전부를 사실 그대로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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