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예민한 아이
“당신이 한두 살 먹은 어린아이예요? 국그릇 하나 흘리지 않고 나르지 못하니 저를 도와주기는커녕 일만 더 만들어내잖아요? 당신은 제대로 하는 일이라곤 하나도 없으니, 정말 바보 같아요” 화가 난 아내가 남편에게 퍼붓는 말입니다. 옆에서 아들 녀석이 소파 뒤에 몸을 웅크린 채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귀를 기울이고 듣고 있습니다.
이 같은 아내의 기세에 눌린 남편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 남편은 과거 어렸을 때 엄마로부터 들었던 것과 똑같은 비난을 지금 아내로부터 듣고 있는 겁니다. 사실 어려서부터 밥그릇이나 국그릇을 엎지르기 다반사였던 그는 온갖 비난과 욕설을 듣고 자라면서 그로 인해 마음에 상처받는 일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는 “다음에는 잘 할 수 있을 거야”라고 마음속으로 되뇌었지만 어머니의 굳은 표정을 볼 때마다 손이 떨려 또다시 실수를 저지르곤 했었지요. 그러다가 지금의 아내를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되었고 결혼하면 이 지긋지긋한 엄마와의 동거로부터 해방되리란 기대 속에 결혼을 서둘러댔습니다.
당시 남편의 눈에 비친 아내는 외모도 예쁠 뿐만 아니라 요리도 잘하고 집안일을 처리하는데도 정말 나무랄 데 없는 1등 주부감이었지요.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야 안 일이지만 지금의 아내도 과거 자기의 어머니처럼 잔소리가 심했습니다. 점점 처가 쪽의 사정을 알아가게 되면서 장인어른도 장모님의 잔소리를 그저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버리는 식으로 견뎌 오신 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장모님으로부터 잔소리하는 습관을 잘 훈련받은 격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문제는 이 부부 사이의 행동이 어린 아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엄마가 아버지에게 잔소리할 때마다 이 아들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거지요. 이 어린 아들은 아버지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면서 자신은 이다음 아버지처럼 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아이가 점점 커가면서 어머니를 쏙 빼닮은 완벽주의자로 변해간다는 겁니다.
그러다가 사춘기에 들어서면서는 아버지의 무기력한 모습을 닮아가는 것이지요. 그러니 이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그런데 더 중요한 사실은 부부 사이에 오가는 폭언 때문에 자녀들이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상처를 주려 하지 않았다고 변명하지만 상처받은 자녀가 보여주는 결과 앞에서는 아무 말도 못 한 채 입을 다물 뿐이지요.
대부분의 여자들은 남편이 자신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 주길 원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아버지처럼 부드럽고 참을성이 강한 남자를 선호하게 되고 결국 그런 남자와 결혼합니다. 그런데 결혼 전에 장점이라고 여겼던 참을성과 부드러움이 결혼생활을 하면서 점점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없는 단점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점을 고쳐 보겠다고 큰 소리를 내며 야단하는 것이지요.
자식은 부모를 닮습니다. 그래서 부부의 갈등이 자식에게까지 유전되면서 삶의 고통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대를 이어 계속되는 가정의 모습을 언제까지나 반복하실 겁니까? 생활의 구체적인 변화를 소망하시는 분들에게, 『말 때문에 받은 상처를 치유하라』라는 귀중한 책을 여러분에게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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