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한 가지 이야기..
보복과 관련해서 떠오르는 한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톨스토이의 단편 "세 그루 사과나무" 가운데 가난한 집안의 소년이 대부(代父)를 통해서 인생을 배워 가는 내용 중 한 대목입니다. 잔디밭이 깔린 뜰에 큰 소나무가 하나 있고, 그 나무에는 밧줄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밧줄에는 튼튼한 통나무 하나가 묶여 있었고 아래에 꿀 통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때 숲속에서 곰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미 곰과 두 살짜리 곰, 새끼 곰 세 마리가 꿀 냄새를 맡고 꿀 통으로 달려온 것입니다.
곰들이 꿀 통에 얼굴을 처박고 꿀을 먹기 시작하는데, 밧줄에 달려 있던 통나무가 자꾸 건드려 방해가 되었습니다. 화가 난 어미 곰은 통나무를 확 밀어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꿀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밧줄에 매달려 있던 통나무가 멀리 갔다가 힘을 받아 내려와서 그만 두 살짜리 곰의 머리를 강하게 쳐서 쓰러뜨리고 말았습니다. 어미 곰은 더욱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통나무를 있는 힘껏 아주 멀리 밀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굴을 먹으려는데, 어떻게 되었을까요? 훨씬 더 큰 힘을 받은 통나무가 멀리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그만 어미 곰의 머리를 쳤고, 어미 곰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새끼 곰들이 놀라서 줄행랑을 치며 숲속으로 들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보복에 대해서 가르쳐 줍니다. 보복을 선택하면 잠깐은 우리의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큰 악을 가져오고야 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한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시다. 한국에서 탈북자 사역을 할 때 한 맺힌 여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습니다.
탈북 과정에서 너무나 끔찍한 일을 많이 겪었고, 또 중국에서 집단 윤간까지 당해서 정말 몸과 마음이 다 망가져버린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설움과 한 속에서 한국에 왔지만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는 그녀는 자신을 절망스럽게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다 헤아릴 수 없는 만큼 아팠을 여인의 슬픔과 절망이 느껴졌습니다. 그녀를 어떻게 하면 찢어지는 듯 한 절망과 한 맺힘에서 건져 낼 수 있을까요?
보복과 한은 상처받은 마음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분노와 억울함이라는 비좁은 감옥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사는 것입니다. 자신을 묶어 두고 자유를 빼앗긴 채 사는 삶입니다. 이 두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미래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상처를 잊고 지나갈 수 있을까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왜 하나님은 그처럼 힘들고 끔찍한 고통을 우리에게 허락하시는 것일까요? 하나님의 뜻과 기대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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