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때문에..
"나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아무 일에든지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빌립보서 1:20상).
바울은 자신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아무 일에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고백했습니다. 과연 아무 일에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 가능할까요? 누구에게나,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자랑스러운 일이 있고, 반면에 너무 창피해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밝힐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 있습니다. 때로는 기분 좋은 일이 있고, 화낼 일도 있습니다.
마음 편하게 지낼 상황에 처하기도 하고,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속이 상할 때로 상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우리 내면에 꿈틀거리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존심입니다. 공격받으면, 망가지는 한이 있더라도 처절하게 자존심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본성입니다. 살다 보면 자존심 때문에 기분 나쁘고, 화가 나고, 부딪혀 싸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2015년 1월 두 명의 무슬림 테러범들이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본사에 침입해 무함마드를 그린 만평을 실었다는 이유로 12명을 사살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자신들의 예언자를 모독한 것에 대한 분노를 극렬하게 표출했던 것입니다. 그 후 SNS에서는 "내가 샤를리다" 해시태그 달기 운동이 벌어졌습니다.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사람들에 의해 채택된 구호입니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는 사람들도 분노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원인을 문명의 충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서구의 오만함과 이슬람의 편협함이 맞부딪친 것입니다. 서로의 자존심이 충돌한 것입니다. 어느 한쪽도 굽히기 어려운 자존심 싸움이 벌어진 것입니다.
알고 보면 많은 갈등과 다툼이 자존심 때문에 생겨납니다. 어느 해 겨울, 캐나다에서 어느 가족이 다시 하나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괜한 자존심에 서로 상처를 주고받다 결국 터져버렸던 것입니다. 물론 하나 되는 과정이 평화롭고 사이좋게 이루어졌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가족들은 말다툼 가운데서도 서로의 속마음을 헤아리며 울었고 미안하다며 서로를 한껏 껴안아 주었습니다. 자존심은 싸우게 하지만, 약한 눈물은 서로 화해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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