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내 의심은 수순이었습니다. 일단 분위기가 한몫했습니다. 교인이 진지하고 어두운 표정으로 목사의 집에 찾아오는 것은 주로 물제 상황이 일어났다는 뜻이었습니다. 질문 자체는 신학적 호기심을 담고 있었지만 만약 개인의 지적 호기심뿐이라면 여자친구와 찾아올 리가 없었습니다. 그것도 목사의 집까지..
분위기를 제외하더라도 의심은 여전했습니다. 질문 내용이 그 녀석 답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동수는 그런 질문을 할 만한 아이가 아닙니다. 평생 책 한 권 읽어본 적 없는 그답지 않게 질문이 복잡했습니다. 동수가 즉흥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질문에 자발적인 긴 고민의 시간이 배어 있었습니다. 오래 생각하다가 주어짜낸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그 질문은 고문의 최종본이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혼외 임신을 했고, 어떤 이유에서 낙태를 결정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앙 양심에 거리낌을 느껴 정당화하기 위한 방법을 찾다 이런 생각을 했을지 모릅니다. '아직 임신 초기니까 어쩌면 낙태해도 괜찮을지도!' '만약 태아에게 영혼이 없다면 괜찮을 거?'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지?' '목사님은 성경을 공부했으니까 잘 알지 않을까?'
물론 내 의심이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친구 이야기를 듣고 답이 궁금해서 날 찾아왔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웬만큼 관심이 있지 않고는 그런 질문을 직접 들고 올 리가 없었습니다. 그것도 여자친구와 함께.. 내가 아는 동수는 이기적인 아이였습니다. 본인과 관련 없는 이야기에는 아예 관심도 없었습니다. 고민의 내용은 자기 이야기일 것이었습니다. 내 의심은 정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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