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의 여정
<데일리 브레드>로 시작된 말씀과의 만남은, 교회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견고히 붙든 지향점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말씀으로 성도들의 삶을 세우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면서 개척 때부터 묵상을 강조했습니다. 젊은 대학생 시절 내게 큰 영향을 준 <나의 주 나의 하나님>처럼, 성도들의 삶에 말씀 묵상을 통한 영적 안내가 정착되길 바랐습니다. 그런 점에서 모든 성도가 말씀을 스스로 먹을 수 있는 주일 가정예배의 가이드가 될 수 있는 <매일성경>은 모든 세대가 같은 본문으로 묵상할 수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내 경우, 아이들이 커가면서부터 나 혼자만의 묵상지가 아닌 함께하는 묵상지의 필요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매일성경>으로 함께 묵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글을 읽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매달 배달되어 오는 <매일성경>을 보면 보물을 받은 기분이 들곤 합니다.
개척 당시, 교회 이름을 정할 때였습니다. 성도들을 대상으로 이름을 공모했습니다. 30여 명의 성도가 각자 기도 가운데 이름을 적어 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참여했습니다. '공릉동국수골목교회'란 이름도 나왔습니다. 아이들까지 참여하는 열기 속에, 최종 후보인 '다드림'과 '새순'이 각각 16 대 14로 나뉘었습니다. 성도들에게 이제 내가 기도하면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겠노라고 알렸습니다. 그리고 <매일성경>의 본문을 묵상하면서 마음에 주시는 이름을 기다렸습니다. 성경 말씀을 부적처럼 사용하지는 않지만, 그 주간 특별히 묵상하거나 통독하던 본문에서 자주 맞닥뜨린 이름은 '다드림'이었습니다! 이름을 어떻게 정하든 큰 문제가 아닐 테지만,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은 내게 당신의 마음을 한 번 더 생각하게 하셨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마태복음 22:37). 이는 청년 율법사에게 예수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교회는 청년이 많이 다닙니다. 하나님은 이 청년들에게 온 마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도록 가르치라 하신 것입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하나님은 교회 이름 안에 해야 할 사역까지 주셨습니다.
교회를 개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가 쓰러졌습니다. 시간이 멎었습니다. 한창 달려야 할 나이에 걸린 아내의 질병은 우리의 모든 것을 멈춰 세웠습니다. 하는 일이 단순해졌습니다. 같은 일의 반복. 그러나 모든 것이 멈췄어도 하나님의 말씀은 나를 앞으로 이끌었습니다. 아침마다 내 영의 식탁으로 말씀이 배달되었습니다. <매일성경>은 그렇게 나의 삶을 붙들었습니다. 평탄할 때는 내가 말씀을 붙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아픔이 찾아온 뒤에 말씀이 나를 붙들어 내 삶과 영혼과 가정을 지켰습니다.
어느 날 <매일성경>으로 하루를 열다가 눈물이 터졌습니다. 마태복음 19:6의 "그런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라는 구절을 읽다가 나는 울고 또 울었습니다. "하나님, 이제 싫어요. 아내를 데려가 시든지 아내를 일으켜 주시든지 하세요!" 병든 아내를 11년간 돌보는 삶이란 전혀 달갑지 않았습니다. 비록 그로써 하나님을 닮아 간다 해도 매일 되풀이되는 고통스러운 삶이 나를 두렵게 했습니다. '하나님, 나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해요'라는 탄식은, 죽음만이 삶을 바꿀 수 있는 상황에서 터져 나옵니다.
아프고 고통에 찬 삶이 싫어도 하나님은 날마다 말씀하셨습니다. <매일성경>으로 매일 묵상을 해오고 있지만, 이제는 <매일성경> 없이도 성경을 매일 묵상합니다. "<매일성경>으로 묵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성경을 매일 읽으시길 바랍니다"라는 <매일성경>의 문구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마음을 아는 깨달음은 점점 멀고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하나님을 묵상하기보다 묵상하는 나 자신을 묵상하는 순간이 부지불식간에 찾아옵니다. 하여 <매일성경>이 스스로를 부인하고 성경을 앞세우듯, 나도 나를 부인하고 그리스도를 알고 닮아 가는 삶에 다시 나를 드립니다. 두 달마다 바뀌는 <매일성경>과 함께 나의 말씀 묵상 여정도 앞으로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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