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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보여 주세요

예림의집 2018. 9. 18. 16:18

먼저 보여 주세요 


하나뿐인 자식을 위해 평생 모은 돈을 써버린 

할아버지의 노후는 너무나도 초라했습니다. 

몇 푼 안 되는 노령연금을 쪼개 쓰는  

할아버지는 친구들 만나기도 눈치가 보여  

자주 외출도 못 합니다. 

오래전 이민 갔던 친구가 잠시 귀국하던 날 

할아버지는 그 친구와 잠시나마 회포를 풀고 싶었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으로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아범아. 혹시 10만 원 빌려 쓸 수 있겠니?" 

아들은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아버지, 손자가 내년이면 학교에 들어가요. 

애들에게 쓸 돈도 항상 모자란 것 알고 계시잖아요." 

아들은 마음에는 걸렸지만 

어쩔 수 없다고 자기합리화하며  

아버지의 부탁을 거절하고 출근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다 못한 며느리가 

시아버지에게 몰래 용돈을 드려 

외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날 저녁 퇴근한 아들은 회사에서 

좋지 않은 일이 있어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런데 아직 유치원생인 아이가 

밖에서 흙장난이라도 했는지  

꼬질꼬질 한 모습으로 거실에서 돌아다녀  

더욱 짜증이 났습니다. 

"여보. 애가 이렇게 더러운데 왜 아직도  

씻기지 않고 있었어?" 

아내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아들 애지중지 키워봤자, 어차피 나중에 

자기 자식 돌보느라고 우리는 신경도 안 쓸 거예요. 

그렇게 보고 듣고 배우며 자라니까요. 

그러니 저도 이제는 애한테만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살려고요." 

남편은 아침에 자신이 아버지에게 했던 행동이  

기억나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부모는 자식이 배부르고 따뜻한가를 

늘 생각하지만, 부모의 배고프고 추운 것을 

늘 생각하는 자식은 적은 것 같습니다. 

자식들의 효성이 아무리 지극해도  

부모의 사랑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효는 예부터 가족을 사랑으로 묶는  

밧줄과 같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