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는 삶이고, 삶은 예배다
찬양 예배를 인도하는 것은 인도자만의 영역이 아닙니다. 팀 사역이기 때문에 인도자 외 보컬들과 악기 연주자들도 모두 찬양을 인도하는 사람들입니다. 각자의 역할이 다를 뿐이지 목적은 하나입니다. 찬양으로 회중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찬양을 부르는 것이 목적이라면 굳이 팀 단위의 사역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배에 있어 찬양은 단순히 예배 전에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함께 부르는 노래 정도가 아닙니다. 지금은 교회에서 이런 말이 많이 사라지긴 했는데, 우리는 얼마 전가지만 해도 '준비 찬양'이란 말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자칫 무겁고 딱딱해질 수 있는 예배의 분위기를 음악으로 부드럽게 '잘 살려 준다'라는 의미겠지만, 사실 준비 찬양이란 말은 성경적이지도 않고, 찬양의 본질을 너무 모르고 쓰는 말입니다.
찬양은 예배 그 자체이며, 찬양이 시작되는 순간 예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찬양과 예배는 준비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우리가 길을 걸어가며, 청소를 하며, 샤워를 할 때 찬양을 흥얼거리는 것 역시 넓은 의미에서 예배입니다. 이 논리가 어색하다면 '삶이 예배'라는 말도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웅재 목사님의 앨범 중에 '나의 예배'라는 곡이 있습니다.
마을버스 정류장
자연스런 내 목소리
자주 쓰는 단어들과
그냥 좋은 나의 친구
아내와의 대화
내 아이의 웃음들
어제 읽다 밑줄 그은
맘에 들었던 글귀들
바람길 평상 위로
마을 어르신들의 얘기 소리
그런 우리 이야기
우- 그것이 바로 나의 예배
익숙한 자유로
좀 더 좁은 골목길
그 가에 가로등과
길 건너 슈퍼마켓
이젠 낡은 기타
퇴근길에 건널목
늘 푸른한 미소 듼
부모님의 넓은 가슴
그런 우리 이야기
새로운 것 하나 없는 일상
그런 내 이야기
우- 그것이 바로 나의 예배
-한웅제 2집<나의 예배>-
잔잔하지만 기타 선율이 맑은 멜로디의 이 곡은 예배라는 개념이 과연 어디까지 자유로울 수 있는가를 잘 나타내 줍니다. 예배는 삶 그 자체이며 내 삶 속에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내 삶에 늘 동행하시며 작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함께 하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배는 삶이며, 삶은 예배입니다. 흔하디흔한 말일지라도 진리는 이처럼 단순하고 명확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의 삶을 허투루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에 대한 자세가 곧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의 태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토요일 밤부터 새벽까지 나이트클럽에서 놀다가 주일 아침에 급하게 주일학교 교사로 섬기는 자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냥 웃고 말았지만 한편으로는 좀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렇게라도 교회를 찾는 것이 매우 감사한 일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6일 동안 주어진 삶을 허랑방탕하게 살다가 주일 예배를 드리러 오는 선데이 크리스천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을 비판하거나 지적하려는 말이 아닙니다. 주일 예배가 더없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 하루만으로는 완전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6일 동안 집 밖에서 살다가 단 하루만 집에 들어오는 것을 정상적인 생활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요?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집에 있든 밖에 있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와 함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행여 집이 없다 하더라도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예배자입니다. 아이들에겐 집도 필요하지만 부모의 존재가 훨씬 더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일주일 내내 다른 마음으로 살다가 주일 하루 교회 왔다고 해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완성되지 않습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끈끈할 수밖에 없는 건 단지 같은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관계의 깊이는 시간에 비례합니다.
오랫동안 함께 보낸 시간들이 있기에 가족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성인이 되고 비록 멀리 떨어져 산다고 해도 그 사실 하나만은 변하지 않습니다. 법적으로 가족이라서 가족이 아닙니다. 그만큼 깊은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가족인 것입니다.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배하는 사람들에게, 아니 하나님 자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진지하게 오랜 시간을 하나님과 보내고 있는가입니다. 우리 삶 전체로 그분께 다가가지 않는 한 우리는 온전해질 수 없습니다. 예배자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삶은 예배다!"
-이창원 「나는 찬양 인도자입니다」 / CLC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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