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목회신학

인간의 연약성 때문에..

예림의집 2018. 9. 8. 12:14

인간의 연약성 때문에..


인간의 연약성 때문에 소명 의식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항상 두렵고, 덜리는 마음으로 다메섹 도상에서 있었던 그 신비스러운 구원의 확신과 소명감을 재확인하곤 했습니다. 바울은 그때의 사건을 언제나 새로운 사실로 오늘의 사건으로 재현하는데 방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다른 사람에게 구원의 복음을 전하면서 자기 자신은 구원의 확신과 소명 의식을 상실할까 늘 두려워한다"라고 했습니다. 이는 지나날 체험한 영적 변화와 신비스러웠던 소명의식을 회상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처음 받은 그 소명의 감격을 심화시키자는 뜻입니다.

우리도 죽음에서 생명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옮긴 영적 체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한때의 역사적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깊게, 더 높게 승화시켜 오늘의 체험으로, 오늘의 사건으로 재현시켜야 합니다. 그러므로 부름받은 성직자의 사역은 어떤 이유에서건 정체되거나 평범해지고 무의미해진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고로 우리가 처음 체험한 은혜를 소모만 하고 새로운 영적 세계를 개척하는 모험을 등한히 할 때 우리의 영혼은 황혼을 맞게 되고 사역의 의욕은 감퇴되고 맙니다. 그러므로 우리 목회자들은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우리의 영적 생명을 윤택하게 하고, 우리의 사명감에 계속 불을 붙여야 할 것입니다. 만일 사역자들의 영적 능력이 쇠퇴만 하고 새롭게 보충되지 못하면 그때는 처음 체험한 구속의 감격과, 사역에 대한 매력과, 말없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화기와, 넘치는 생명의 감촉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요한계시록 3장에 보면 바울은 에베소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내가 네 한 일과 수고와 인내를 아노라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으니 너희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라고 경고했습니다. 이 첫사랑은 하나님이 죄인을 구하시고 하나님의 일꾼으로 불렀을 때에 경험한 사랑의 은총을 말합니다. 이 사랑의 감격이 오늘 내 속에 재현되지 못한다면 오늘 내가 수행하는 사역의 의미를 잃게 될 것이며, 형식화, 의무화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안에 그리스도의 형상이 온전히 이루어질 때까지 영적 불꽃이 계속 뜨겁게 타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사역자 모두의 갈망이요, 또한 교회의 기대일 것입니다. 오늘의 모든 목회자들은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도전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려면 처음 받은 구속의 은총, 처음 느낀 사랑의 감격, 처음 소명을 받고 사역에 뛰어들 때에 가졌던 용기와 감격을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처음 받은 소명을 그때만의 감격으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매일매일의 사역에서 새로운 소명을 받아야 활력이 넘치는 사역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정진경 「목회자의 정체성과 리더쉽」 / 도서출판 미드웨스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