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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영적 입양인가?①

예림의집 2018. 6. 13. 19:47

왜 영적 입양인가?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 하시고"(마태복음 25:40). "긍휼이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마태복음 5:7).


제가 필리핀을 처음 방문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6년 전인 1999년 여름입니다. 그 때 처음으로 가난하지만 해 맑은 모습의 필리핀 어린이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필리핀을 방문해 본 살마은 누구나 경험하는 바와 같이 방문 초기부터 어디를 가든 수많은 아이들이 방문자를 반기며 환한 얼굴로 다가옵니다.

제가 필리핀에서 처음 만난 아이는 당시 7살의 여자 아이인 '제닐린 프란시스코'였습니다. 제닐린은 그 당시에 안티폴로시의 작은 산골 마을에서 살았는데, 현지교회의 주일학교에 아주 열심히 출석하던 아이였습니다. 비록 작고 초라한 집이었으나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저의 손을 이끌며 자기 집으로 가자고 조르던 제닐린의 그 맑은 눈망울이 지금도 제 눈에 밟혀 옵니다.

그 날 저는 동네의 다른 아이들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물론 제닐린과 찍은 사진이 훨씬 더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이상하게도 제닐린이 그 어떤 아이들보다 제 마음에 선명하게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선교지에 가보면 특별히 자신에게 보다 가까이 느껴지고 더욱 애틋한 관심과 사랑의 마음이 느껴지는 아이가 있나 봅니다.

저는 제닐린에게 "나는 다시 너를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찍었던 사진들을 네게 갖다 줄 것이니 기다리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한국으로 귀국하여 섬기던 개척교회의 사역에 매진하느라 2년이 지난 2001년에서야 필리핀을 다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 손에는 제닐린과 함께 찍었던 여러 자으이 사진들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제닐린과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어서 다시 그 아이의 집으로 찾아 갔습니다. 비록 아주 작고 어린 필리핀의 아이였지만 그 당시 저에게는 웬지 제닐린과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 일이 마치 거룩한 사명처럼 느겨졌습니다. 그리고 마음 한 구석에는 한국의 수많은 교회와 선교팀들이 필리핀의 사람들과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약속을 하고는 귀국 후에 지키지 않거나 실망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이야기가 제 가슴 속에 남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