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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로 이야기: 선교사로서의 부르심과 헌신②

예림의집 2018. 6. 4. 15:06

뿔로 이야기: 선교사로서의 부르심과 헌신②


개척하면서 우리 교회가 하나님께 드린 또 다른 약속은 "교회 재정의 50%를 선교비로 지출하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개척 초기 3만원의 헌금이 들어오면 1만 5천원을 재정 집사님에게 드렸습니다. 왜냐하면 가난한 개척교회가 쓸 돈이 너무나 많았으므로... 그렇게 발버둥 치면서 개척 이후부터 비록 적은 액수였으나 선교사를 후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세상의 잣대로만 본다면 저는 그저 이 땅에서 실패한 목회자일 뿐입니다. 그러나 저는 다만 우리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진정 무엇이며 이 땅의 교회가 관연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그 답을 얻기 위한 기도를 수도 없이 해야 했습니다.


제자교회가 쫓겨날 무렵 거기엔 단지 두 가지의 선택만 존재했을 뿐이었습니다. 교회를 새로운 장소로 이전하여 개척하거나 교회 문을 다는 길밖에 그 어떤 대안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한 순간(정말 잠깐 동안의 생각이었다) 저는 그래도 손수 개척하여 몸부림치며 개척한 교회를 포기한다는 사실에 약간 서운한 감정이 들기도 하였고, 혹시 이런 것이 실패한 목회가 아닌가 하는 막연한 절망감이 밀려오기도 하였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성령님께서는 저에게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네가 한국에서 목회를 그만두는 것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일이다." "이 좁은 땅에서 버둥거리고 경쟁하며 목회하는 것보다 좀 더 넓은 세상에서 나의 뜻을 이러 가라." 이 하나님의 음성 앞에 저는 비록 적은 수에 불과했으나 우리 교회 성도들을 그 당시 개척을 준비하던 목사님의 교회에 아무런 조건 없이 보내 드리고 우리 가족도 그 교회에 나가 함께 목회를 도우면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한국에서의 목회를 포기하고 나니 그동안 필리핀을 방문할 때마다 현지 선교지에서 만나 주의 사랑을 전하며 조금씩 후원을 시도했던 가난한 아이들의 순결한 눈빛이 어느덧 저의 가슴속으로 파고들어 왔습니다. 그 이후 저는 그동안 필리핀을 순회하면서 조금씩 감당했던 선교사역을 위한 기도를 시작하면서 주님이 제게 주신 아름다운 선교비전인 영적입양 사역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으며, 제가 소속 되어 있던 대한예수고장로회(합동) 중경기노회의 선교사로 파송을 받고 필리핀 선교 현장인 뿔로로 힘차게 나아가기 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