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깍아드리며
작은 발을 쥐고
어머니의 발톱을 깍아드린다.
여든두 해 전에
내 어머니의 첫 울음소리
동내방내 장군감이라 하셨단다.
이 발로 아장아장
걸음마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이 발로 폴짝폴짝 고무줄놀이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뼈마디를 덮은 살가죽
쪼글쪼글하기가 가뭄 못자리 같다.
굳은살이 덮인 발바닥
딱딱하기가 거북이 등 같다.
가만히 계세요 어머니
잘못하면 다쳐요.
정정하시다, 거뜬하시다 하며
나를 내려다 보시는
어머니의 따뜻한 눈길이 느껴질 때
난 말을 잃고 가만 가만, 조심 조심
어머니의 발톱만 깍는다.
어머니 발등에 내 눈물 한방울
떨어질 찰라 더 연약하고 여리신
또 한분의 어머니가 생각났다.
세월의 무개를 홀로 견디어내신
우리의 어머니들에게
어떠한 것으로 웃음을 선사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