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현대신학

반틸은 그의 저서에서..

예림의집 2018. 4. 16. 13:02

반틸은 그의 저서에서..


반틸은 그의 저서. <조직신학서론>을 이렇게 시작합니다. “정통신학의 가장근본적인 것은 이미 스스로 존재하시는 하나님을 전제하고 성경에 기록된 그의 무오한 계시를 전제하는 것이다." 여기 하나님의 스스로 존재하심을 신학적 용어로 자존성(自存性, aseity)이라고 합니다. 그 뜻은 하나님은 그 자신 외에 어떠한 것에도 의존하지 않으시고 하나님 자신이 자신의 존재의 원천이시라는 것입니다. 사실 그 원천이라는 용어도 하나님에게 적용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절대자이시고 스스로 충족되시고 자함적(自含的)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자함적이시고 자존적인 속성은 바로 하나님의 성품과 존재는 구별되지 않고 동일시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성품과 존재가 다 완전하시기 때문에 구별되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궁극적인 선은 하나님 자신입니다.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하나님은 선을 자신 외에 다른 그 무엇에서 찾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외에 다른 선의 절대적 개념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을 떠나 그런 절대적 개념이 따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인격과 하나님의 존재는 분리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불신자들은 그런 자함적이고 완전하신 하나님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물을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는 하나님의 계시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 계시가 사실인지는 어떻게 아는가를 반문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사실이라 하시니 사실인지를 안다고 답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 하나님 말씀의 진실성을 밝혀 주는 증거는 무엇인가를 되물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하나님 말씀이 궁극적 증거라고 답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질문과 답이 계속 돌고 돕니다. 이러한 논리를 순환논리라고 합니다. 이러한 순환논리 혹은 순환적 논법은 일반적으로 불합리하다고 인식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불신자들은 하나님의 존재와 하나님 말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하나님 말씀이 최종적 답이 된다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우리는 그들과 중립적 입장에서 입증될 만한 사실이나 증거를 제시하며 설득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프레임은 인간의 논법은 다 순환적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인간이 처해 있는 제한성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어떤 한 사실을 알기 위해서는 그 앎을 위한 어떤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그 기준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만약에 그 기준이 궁극적이지 않다면 그 기준을 알기 위한 또 다른 기준이 필요합니다. 결국 끝없는 연속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끝없는 연속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딘가 그 연속을 인위적으로 끊어야 합니다. 그 대신 끝과 끝을 이어 순환적 고리로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인간 이성을 궁극적 기준으로 삼는 불신자가 한 사실을 이성으로 안다고 했을 때 그 이성의 진실성을 어떻게 아느냐 물을 수 있습니다. 이 때 불신자는 끝없이 기준들을 댈 수도 없습니다. 결국 그 이성의 진실성을 이성으로 안다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이성으로 그 진실성을 알 수 없다고 하면 이성이 궁극적 기준이 아니라는 말이 성립이 안 됩니다. 결국 불신자도 순환적 고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프레임이 지적한 대로 인간의 사고는 다 순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반틸은 "우리는 성경이 진리라는 것을 안다. 왜냐면 유일하게 성경은 완전하신 하나님에 대해 증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완전하신 하나님을 믿는다. 왜냐면 성경이 그렇게 말씀하기 때문이다."라는 식의 주장은 순환적임을 인정합니다. 반틸은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는 전혀 추론하지 않는 것보다 순환적으로 추론하는 것을 선호한다. 우리는 순환적 논법이야 말로 제한적 인간에게 유일하게 주어진 논법임을 확신한다. (중략) 만약 우리가 살피려는 어떤 것보다 우리 자신이 더 크지 않다면 일반적으로 그것을 살필 때 여러 측면에서 보려 하며, 또한 그것에 관해 더 알기 위해선 계속 돌며 살펴봐야 한다. 우리가 만약 하나님 보다 크지 않으면, 즉 초월적이지 않으면 순환적으로 추론하는 것 말고 다르게 하나님에 관해서 추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순환적 추론의 필요성을 거부하는 것 자체가 기독교를 반대하는 증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