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과 침묵을 즐기는 것에 대하여
홀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편리한 시간을 갖도록 하십시오.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을 읽지 말고, 그대의 머리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양심의 가책을 불러일으키는 책을 읽으십시오. 그대가 쓸데없는 담화에서 빠지고 한가하게 어슬렁거리지 않고 신기한이야기와 유언비어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선한 일에 대해 생각할 충분하고 적당한 시간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위대한 성인들은 될 수 있는 한 사람들과의 세속적 교제를 피했으며, 그 대신 은밀히 하나님게 예배드리는 것을 택했습니다.
철학자 세네카는 "사람들을 대할 때마다 나는 그전보다 더 못한 사람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사람들과 어울려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철학자의 말이 진실임을 깨닫게 됩니다. 꼭 필요한 말만 하는 것보다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쉽습니다. 밖에 나가서 자기 분수를 지키는 것보다 집안에 들어앉아 있는 것이 훨씬 더 쉬운 일입니다. 그러므로 믿음 생활에서 좀더 내면적이면서 영적인 것을 얻고자 하는 자는 대중으로부터 벗어나 예수와 함께 거해야 합니다.
누구든지 자취를 숨기고 즐거이 집안에 머무를 줄 모르면 남 앞에서 제대로 처신하지 못합니다. 누구든지 기꺼이 침묵을 지킬 줄 모르면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합니다. 누구든지 기꺼이 지배받을 줄 모르면 다른 사람을 제대로 지배하지 못합니다. 누구든지 기꺼이 복종할 줄 모르면 다른 사람을 안전하게 통치하지 못합니다.
누구든지 마음속에 선한 양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참된 즐거움을 누릴 수 없습니다. 옛 성인들은 언제나 마음의 안정 속에 살면서도 그 마음은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하였습니다. 성인들은 외면적으로 은총을 입고 위대한 덕을 갖추었을지라도 추호도 신앙심과 겸속에 손색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악한 사람들의 마음의 안정은 교만과 무례에서 비롯되므로 결국에는 그러한 마음의 안정 때문에 기만당합니다. 비록 그대가 훌륭한 신앙인이요, 신실한 은둔 수도자라 해도 그대의 인생이 안전하다고 다짐하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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