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선교신학

선교신학의 변천이 학생선교운동에 미친 역사적 교훈들

예림의집 2017. 9. 6. 15:18

선교신학의 변천이 학생선교운동에 미친 역사적 교훈들


머리말

18세기에 구미에서 일어난 일련의 대부흥운동은 대학 캠퍼스내의 학생들에게 기도운동을 일으키게 하였고 그것은 곧 선교운동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역사가들은 19세기를 가리켜서 “위대한 세기(The Great Century)"라고 명하고 있는데 이 위대한 세기를 형성하는데 대학생들의 역할이 거대하였다. 1888년 뉴욕에서 결성된 학생자원선교운동(Student Volunteer Movement)을 중심으로 캠퍼스내의 젊은이들은 선교에 불이 붙게 되었고 대략 반세기의 기간동안 이만 오백 명의 젊은이들이 선교사로 자원하여 파송되어 전세계로 흩어져 나갔다. 그런데 역사가들은 그 이후의 학생선교운동의 발전과정에 패러다임적인 변화(Paradigm Shift)가 일어났음을 주목하고 있다. 그것은 학생자원운동의 선교열기가 식어지면서 급격하게 선교사 후보생 수효가 줄어 들 것이다. 학생자원 선교운동은 이후에 20세기 중엽의 선교 양극화 현상을 대변하듯이 세계선교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산하의 세계학생기독협회(World Student Christian Fellowship)와 복음주의 진영의 국제학생기독협회(Inter-Varsity Christian Fellowship)로 나누어지게 되었다. 필자는 이 소논문에서 특별히 신학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학생선교운동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으며 잠정적이었지만 선교현지에 미친 결과와 이것이 구미에서 일어난 일이었지만 한국의 학생선교운동에 주는 역사적 교훈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회복음주의사상이 학생선교운동에 미친 영향력

20세기 초는 개신교 국가들의 식민지 시대였다. 식민지 상황은 초기에는 선교에 호의적이었지만 곧 식민정책이 진정한 선교정신과 충돌이 됨으로 인해서 개신교 선교에 큰 장애와 방해가 되었다. 2차 세계대전이 종식을 고하고 식민지 시대가 마감을 하면서 서구교회는 신학적으로 윤리적으로 큰 진통을 겪게 되었다. 그것은 소위 식민정책을 교회가 어느 정도 공식적으로 대변한 것과 그것에 대한 심각한 자기반성과 신학적 회오였다. 사회복음주의 사상은 릿풀과 라우센부쉬에 의해 제기된 신학사조로서 도드에 의해 이미 발전되어진 윤리적인 측면의 기독교를 사회변화의 근각으로 삼아 사회정의와 공익적 측면의 사회개혁을 교회의 주요 선교 목적으로 삼자는 것이다. 학생선교운동의 지도자로 활동하던 영국의 올드햄과 미국의 모트는 사회복음주의사상이 제기하는 교회의 사회적 역할에 공감하기 시작하였고 이런 점에서 1925년과 1925년에 발족한 “생활과 사역(Life and Wo가)”, “신앙과 질서(Faith and Order)"기구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모트는 복음주의 입장에서 복음의 사회적 변혁기능을 중요시하여 1936년 확대전도(Larger Evangelism)개념을 발표하였는데 그것은 복음의 영향력이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교회밖에 사회구조내의 정치, 경제영역에도 동일하게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트의 사상은 오늘날 복음주의 선교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스토트의 ”총체적인 선교(Holistic Mission)" 개념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올드햄의 입장은 보다 과격하여 교회의 선교목표가 불의한 사회구조를 개혁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며 공동체적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며 공동체적 선의 극대화로 나타나야 한다는 적극적인 사회참여와 윤리적인 기독교를 표방하였다. 학생자원운동의 대다수의 지도자들이 올드햄의 입장을 받아들이게 되었으며 후기 바르트 신학의 종교사회주의 사조의 영향과 함께 ‘개종선교’의 실효성을 의문시하였고 선교지에서의 사회봉사측면의 선교를 주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초기 부흥운동의 열기와 더불어 확산된 학생자원선교운동의 모토인 “이 세대에 세계를 복음화(The Evangelization of the World in the Generation)"하자는 선교정신을 냉각케 하였고 또한 후기 식민지 시대의 선교지역의 변하된 상황은 사회복음주의와 종교사회주의 사조에 안주하여 개종선교를 의문시하며 인본주의적이고 박애주의적 차원의 사회봉사를 선교목표로 삼게 되었다. 이렇듯이 학생자원선교운동의 지도자들이 압도적으로 전통적인 선교개념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입장에 기울어지면서 학생들의 선교열정은 식어졌고 이것은 선교단체들의 선교사 후보생확보에 잠정적이었지만 큰 타격을 주었다.

 

종교다원주의 사상이 학생선교운동에 미친 영향력

1910년 구미교회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개최되었던 에딘버그 세계선교대회는 타종교에 대하여 예수 그리스도가 구세주되심은 타협할 수 없는 복음의 핵심이요 이것이 선교 메시지(Missionary Message)가 되어야 함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였다. 그러나 에딘버그 대회시에도 영국 성공회 선교사 출신인 주교 테일러는 타종교에 은총의 빛이 있음을 강하게 암시하였다. 이것은 1928년 예루살렘에서 개최되었던 국제선교대회(International Missionary Conference)에서 타동교에 대한 기독교적 메시지로 나타났는데 여기에는 타종교속에 로고스이시며 진리의 근원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내재하고 계신다는 뉘앙스가 숨겨져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이 1936년 하버드대학의 종교학 교소로 있던 학킹에 의해 ‘선교의 재고려(Rethinking the Mission)’라는 보고 연구서속에 노골적으로 나타났는데 그것은 타종교안에서도 삼위하나님이 구원의 주님으로 역사하고 계시니 개종을 요구해서는 안되며 타종교를 살아있는 신앙체(Living Faith)로 규정하여 적극적인 종교교류를 도모하여 화해의 선교(Reconciliation Mission)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학킹의 극단적인 입장은 1938년 인도 마드라스에서 열렸던 탐바라 국제선교대회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이후 세계교회협의회가 탄생하고 1952년 위링켄 국제선교대회에서 호켄다이크에 의해 하나님의 선교(Mission Dei)개념이 등장하면서 점차적으로 학킹의 입장으로 세계교회협의회는 기울어지게 되었고 이것이 1961년 제 3차 WCC 뉴델히 대회에서 타종교를 의미하는 살아있는 신앙을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운동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오늘날 WCC진영은 타종교에 있어서 기독론적, 신론적 보편주의 입장을 뛰어넘어 캔버라에서 볼 수 있듯이 성령신학적 보편주의 입장으로 발전이 되어가고 있으며 이것은 개종선교를 전근대적인 식민지 시대의 유산으로 보며 인본주의 입장에서의 소위 그리스도인의 사랑을 행동화하는 복음선포 없는 사회봉사를 현존의 선교(Presence Mission)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 선교운동의 지도자들 중 적지 않은 숫자가 테일러나 사회복음주의의 윤리적 기독교에 영향을 받아서 타종교에 ‘복음선교’를 통한 ‘개종선교’에 의문점을 가지게 되었고, 이것이 학생자원선교운동의 선교정신을 냉각케 하는 한 요소가 되었던 것이다.


한국의 학생선교운동에 역사가 주는 교훈들

필자는 두 가지 신학사조가 구미에서 일어났던 학생자원선교운동에 미쳤던 부정적인 결과들을 살펴보았다. 필자는 최근 세계복음주의 진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총체적인 선교개념을 고찰하고 타종교에 대한 복음주의 진영의 위험한 신학적 시도들을 살펴봄으로 한국교회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생선교운동에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스토트에 의한 총체적 선교개념은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의 창조 질서 속에 내포된 문화적 명령(Cultural Mandate)을 복음선포의 열매나 부차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선교의 당위적이며 본질적인 사명으로 보는 것이다. 이것은 동전의 양면이 존재하듯이 빛으로서의 전도적 명령과 소금으로서의 문화적 명령이 선교에 공존하고 있으며 신학적으로는 전도적 명령에 우선권이 있으나 기능적인 면에서는 조금도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총체적 선교개념은 구미 복음주의 진영의 선교지도자들을 양분케 하였고 198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되었던 로잔느Ⅱ선교대회의 공식적인 노선이 되었다. 필자는 신학적인 면에 있어 전도적 명령의 우선성이 강조되는 것은 성경적라고 생각한다. 하나님과의 수직적 차원의 관계 개선 없이 어떠한 차원의 문화적 명령수행도 WCC 진영의 현존의 선교개념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기능적인 측면이다. 문화적 명령이 전도적 명령과 동일하게 병립하면서 발전되어 나가는 것이 과연 선교적으로 타당하며 현실적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의 선교지는 문화적 명령 차원의 선교도구를 전략적으로 개발하여 접근하는 총체적(Wholistic)선교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봉사기구나 개발계획들을 사용하여 선교지에 정착하며 전도적 명령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문화적 명령 수행은 물질적인 향상과 박애주의적 봉사를 표방하게 된다. 선교역사가 교훈하는 것은 문명화(Civilization)를 일차 목표로 산 서구의 선교정책이 그들이 바라는 대로의 기독교화(Christianization)를 가져오지 못했다는 점이다. 문화적인 명령수행은 필수적인 것이요, 중요한 것이나 죄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복음선포를 중심으로 한 양육, 훈련, 교회설립, 성장과 현지 지도자를 키우는 일에 조금도 손상을 주어서는 안되고 오히려 전도적 명령수행의 과업완수를 위하여 보조를 취하며 지혜롭게 사용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한국의 학생선교운동이 한국교회의 세계선교수행에 전략적인 측면의 총체적 선교를 활성화하는 문화적 명령수행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하나 초기 학생자원선교운동의 지도자인 모트의 확대전도개념을 뛰어 넘어 올드햄적인 과격한 입장에 기울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하며 전도적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신학적이고 선교학적인 훈련을 철저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미의 복음주의 진영의 선교지도자들 가운데서 타종교에 대한 위험한 신학적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가 지면을 통해 여기에 해당된 지도자들의 면모나 이론을 소개하면 아마도 큰 충격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콜롬비아성서신학교의 학장이었던 맥퀼킨은 복음주의를 표방하며 일어나고 있는 두 가지 조류의 타종교에 대한 신학적 견해를 소개하고 있다. 이것은 전통적인 복음주의 진영의 모든 신학입장과 동일하나 다만 타종교와의 관계에 있어 극히 제한적이며 신비한 하나님의 주권적 영역을 주장햐며 교회의 복음선교에 매개체가 없이 하나님의 신비한 방법(?)에 의한 소수이지만 구원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가정의 이론이다. 이런 입장은 타종교에 대해 극히 관용적이고 포괄적인 종교현상학적 접근을 하게하며 명확한 성경적 입장의 선교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 같으나 실상 가능성과 애매성으로 인하여 박애주의적 선교의 올무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필자는 일반은총 측면에서의 타종교의 기능을 이해하나 동시에 죄와 사탄의 영향력으로 인한 부패와 오염, 우상숭배의 실제를 직시하고 있다. 아무리 윤리적인 교훈이 있고 틸리히가 정의하듯이 상징적인 종교현상학적인 모형론적 유사성(Typological Commonground)이 있다 하여도 그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며 하나님의 특별계시인 성경 66권을 통한 성령의 역사 속에서 이루어지는 중생적 변혁의 관문을 통과함이 없이  회심은 이루어질 수가 없는 것이다. 선교지역에 있는 사람들을 너무 사랑하다 보니 예외성을 신비한 하나님의 주권영역이나 가능성의 제한에 두어서 박애주의적인 선교경향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한국의 학생선교운동의 지도자들은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성경적인 선교는 생명력에 있어 잘못된 신학사조에 영향을 받아 일시적으로 위축되는 것 같으나 선교역사를 통해 보듯이 역사의 주권자가 되시는 삼위 하나님께서 교회와 그의 백성의 배후에 계시기에 음부의 권세를 이기는 영적 권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학생선교운동이 혼탁한 신학사조의 부정적인 함정에 빠지지 말고 성경적인 균형을 이루면서 성숙화 되어 아시아 복음화, 나아가서 세계복음화의 한국교회의 선교사명 수행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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